Musician
뮤지션's 취향
콘서트 들려주는 남자

지난 2012년, 민트페이퍼가 기획한 공연 ADD에서 십센치는 참가자 대결에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 흥미로운 대결을 가소롭게(?) 바라보던 이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데이브레이크다. 새로운 도전자를 맞게 된 십센치는 다시 대결 공연에 나섰으나, 의외로 참패를 당하고 만다.

굴욕과 설욕의 불편한 대립때문이었는지, 두 팀의 관계는 표면상으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나이를 들먹이며 음악의 노화를 주장한 십센치, 음악을 구라로 한다며 비판의 칼날을 세운 데이브레이크. 두 사람은 이제 서로 만나지 못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결말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두 팀이 다시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28~30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십데전:10cm vs 데이브레이크’ 무대가 그것이다.

지난해 가을쯤이었던가. 십센치 차에 동승한 적이 있었는데, 십센치의 권정열이 어디론가 급히 다이얼을 돌렸다. “형, 지금 뭐해? 탁구 한판 치자” 권정열의 제안에 상대방의 대답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이다. 알고보니, 절친도 이런 절친이 없다. 탁구로 다져진 두 사람의 우정, 그러나 음악에선 둘도 없는 원수(?)처럼 그려졌다. 너무 친해서 꾸민 의도적인 라이벌 구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무대는 이제 제법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실 십센치와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적 지향점은 사뭇 다르다. 십센치의 장르는 포크이며 유머와 재치를 앞세운 가사가 특징이다. 반면 데이브레이크는 록을 기반으로 R&B와 솔 등 다양한 흑인음악의 곁가지를 훌륭한 연주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팀이다.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팀의 조화는 그래서 더 튄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십센치)와 ‘좋다’(데이브레이크)가 한 곡으로 통일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이종의 불완전한 섞임에서 찾은 새로운 창조물이기 때문이다. 이 무대를 시작으로 오는 4월 한달간 부조화의 조화, 이종의 새로운 발견 같은 무대들이 한꺼번에 열린다. 기존에 뻔하고 식상한 그렇고 그런 무대가 아닌, 무대에 새로운 에너지와 창조의식을 불어넣어줄 기대감 넘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글 = 김평 (대중음악 전문필자)



◆ 언니네이발관 & 정준일
모던록의 터줏대감 언니네이발관은 합동 공연보다 단독 공연에 익숙한 팀. 그룹 메이트 출신의 정준일 역시 솔로 감성을 앞세운 정서 때문에 1인 무대를 즐기는 스타일. 두 팀은 언뜻 보기에도 어색하다. 서정의 감수성, 음미하며 듣는 음악의 진지함 정도만 제외하면 서로 맞는 구석이 없어보이기 때문. 더군다나 언니네이발관은 자기 색깔이 워낙 강한 탓에 누가 이 그룹의 울타리에 넘어오는 걸 쉽게 허락하지도 않을 것 같다. 정준일이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제 2의 김동률’ 같은 이미지도 언니네이발관의 배타적 접근에 용이한 요소일 수도 있는 터.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보면, 두 팀은 모두 깊이와 실험을 좋아하고, 밴드 음악에 대한 조예도 뛰어나며 자기 의식이 분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밴드와 솔로의 엮임이 부리는 마술 같은 무대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5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웅산 & 김목경
재즈보컬리스트 웅산과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의 만남? 블루스와 재즈가 현대 대중음악의 중요한 본질적 요소라는 점을 억지 공통점으로 엮지 않는다면, 아무 관계가 없어보이는 무대. 두 사람 모두 각 장르의 대가들인데다, 기타와 보컬이라는 다른 영역의 독보적 존재라는 점이 공동의 울타리를 창조하는데 어색한 행보로 비쳐지기 쉽다. 12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웅산의 무대에 김목경은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됐다. 게스트이지만, 공연 문패부터 ‘김목경’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간의 비슷한 무대와는 다른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웅산의 공연을 보면 알겠지만, 그는 어떤 장르를 특정지울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다. 애절한 음색으로 노래할 땐 빌리 할러데이의 어떤 면을 스치게 하고, 파워풀한 음색으로 고음을 가로지를 땐, 재니스 조플린의 기억을 새롭게 끄집어내기도 한다. 특히 블루스 음악에서 웅산의 매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때문에 세계 유명한 블루스 페스티벌에서 진가를 인정받은 김목경과의 어우러짐은 그 자체로 환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어반자카파 & 루시아
22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선 환경음악회의 일환으로 3인조 혼성그룹 어반자카파와 솔로 여가수 루시아의 공연이 열린다. R&B와 솔 장르를 팝처럼 쉽게 엮어 대중적인 인기를 높여가는 어반자카파는 진지함보다는 가벼운 팝 멜로디로, 에피톤프로젝트에 객원 보컬로 참여한 뒤 섬세한 화법으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고 있는 루시아는 좀 더 사색적이고 짙은 음악으로 각각 승부하고 있다. 역시 그룹 대 솔로라는 차이점, 말랑말랑한 흑인음악과 다양한 팝 음악의 대비에서 공통 분모를 발견하긴 힘들지만, 여성이 주축이 돼 모든 음악적 테마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는 점, 어떤 음악이든 결코 어렵지 않다는 점이 부조화의 조화 같은 이미지를 축출하고 있다. 음색의 독특한 색깔을 느끼고 싶다면, 이 무대가 최적일 듯. 약간은 허스키한 음색으로 감정의 디테일한 부분을 완성도있게 소화하는 뮤지션들이라는 점에서도 놓쳐서 안될 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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