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도 멋지고 피아노 무대도 완벽했습니다.

겨울이 봄의 스멀거림에 꼬리를 보일듯 말듯한 1월의 마지막 날 저녁, 사랑하는 아내와 오랜만의 음악회 나들이였다. 겨울바람이 옷깃을 통해 들어온 봄바람을 지워내는데, 마음은 이미 봄이라도 온듯 설레는 마음으로 음악회 문을 밀쳐내고 들어갔다. 겨울에 쫓겨 들어간 로비에는 이미 화사해진 아녀자들의 날개짓이 봄
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오랜만에 마주한 로비는 나이먹은 티를 안내려 하지만 여기 저기서 수줍어 하면서, 옅지만 슬픈듯한 미소로 우리를 맞이한다. 멀리 눈에 들어온 책들이 삐쭉히 얼굴을 내밀며 관객을 맞는다.
잠시 후 입장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설레임으로 좌석을 기웃거리며 착석했다.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사람이 아직 많이 안왔네? 그냥 옅은 미소로 화답했다. 드디어 단원들이 입장을 마치고 악장인듯한 사람이 단원들을 챙기며 지휘자가 입장, 첫번째 연주가 시작된다. 멀리서 겨울를 피해서 봄이 살포시 오듯 내 마음을 살포시 녹이려한다. 살곰 살곰 다가오는 음율이 점점 마음을 녹이며 이제 이름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오랜만에 느끼는 환희! 아니면 감동! 아니 여하튼 도입부는 마음을 파고들며 성공적이다. 기대된다 다음 음악이,
피아노곡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듣는다. 한음 한소절 .... 봄이와서 잘 녹였는데 다음이 진행이 안된다.
왜!? 내가 음악적으로 부족한가? 나를 다그치며 숨죽여 듣는다. 뭔가 좀, 선택의 잘못인가? 앞,과 뒤가 연결이 느슨하다. 아뭏든지 음악도 기 승 전 결이 확보되야 감동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기술적인 음을 들으러 온게 아니고 감동을 받으러 왔을 것이다 관객의 대부분이 감동을 주는 신년 음악회로 남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