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모 봉양'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959-7번지>에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품-

포스터를 처음 접했을 때, 어느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여럿 조합하여 깨알같은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는 그런류의 연극이겠구나 하는 첫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연극이 진행될수록, 단순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넘어서 나 자신에게 닥쳐온 혹은 다가올 수 있는 일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연극에 점점 몰입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연출>

부모 봉양이라는 소재와 5명의 자식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탄탄한 스토리와 빈틈없는 무대구성을 통해 보는이로 하여금 연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잘 짜여진 연출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5형제들의 상황을 스포트라이트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무대 자체의 제한된 공간을 뛰어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연기>

연극에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사위의 익살스럽고 철없는 듯한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고 생각된다.

<스토리>

부모 봉양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새드엔딩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일응 공감이 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개인적으로 연극을 보고 기운을 낼 수 있는 해피엔딩을 원해서였을까, 뭔가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연극의 특성상 극한의 상황을 연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 치더라도, 자식들에게 일어나는 상황들이 좀 억지로 집어넣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자식들에게 일어나는 극한의 상황을 조금 줄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억지웃음, 억지감동을 넘어서 보다 현실적이고 주위 환경에서 일어날 법한 소재를 통해 감동과 웃음을 준 <959-7번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줘도 손색이 없을법한, '좋은 연극'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