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 근무할 때 같이 어울렸던 쌤이랑 같이 보러 간 연극이다. 올해 들어 몇번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바쁜 시간대에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만나 연극을 보기 위해서 공연장을 가기 위해 길을 헤매면서 예전보다는 좀 더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 선생님이랑 약속을 하고 공연을 보러 간 날의 공연작품들을 좀 심오하고 지나친 예술미를 띄고 있어서리 괜시리 주눅이 든다. 좀 더 유쾌하고 가벼운 소재를 가진 연극이기를 바라는데, 맘처럼 되지 않았다. 혹여나 이 연극도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많이 이해하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단지 중간에 살짝 아니 좀 과하게 야한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우린 성인이니까 그건 pass~! (이 연극은 19금이다.ㅋㅋㅋ 힌트를 준다면 여자주인공이 갑자기 웃옷을 벗어던진다. 다행이나 아랫도리를 벗지 않아서리~ 가슴이 조마조마했음. )
과연 이 연극의 제목이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하고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도 과거의 모습을 탈피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 옷을 벗는다는 이유로 옷벗기를 좋아하는 변태 여인의 이야기는 아닐테니...ㅋ)
무대 설치가 독특했다. 네모란 모양의 무대에서 양쪽 2면이 관객석이고 나머지 2면은 책장으로 둘러싸여있다. 그리고 이 책장들 너머로 또 다른 책장들이 있는데, 이것은 나중에 연극의 끝부분에서 커턴이 열어젖히며 새로운 책장으로 드러나서 미리 알지는 못한다. 책장도 변신이 거듭한다.ㅋ
이 작품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동네 책방을 둘러싼 여러인물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며 뒤엉켜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와 문학에 대한 열정의 변질 등등 세속적인 인간사의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과연 문학을 대한 순수함을 지키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하며 그 메세지의 울림을 통해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그런데 예전에도 지적했지만 굳이 여자 배우가 윗도리를 벗어젖히며 브래지어 끈까지 풀면서 연기를 해야하냐이다.
어쩌면 난 좀 보수적인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럴수도 있다. 어디까지가 외설이고 어디까지 예술이냐는 기준은 어쩌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일 수 있지만 과연 옷을 벗는 행위가 작품을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이냐와 아니면 극에 꼭 필요한 시너즈 효과를 주는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여자배우의 행동이 단지 관객을 이 연극으로 불러모으는 그런 자극적인 연기가 아닌 실제 연극에서 꼭 필요한 행동이었길 바랄 뿐이다.
연극 변태 앵콜공연 관람하였습니다.
책대여점을 운영하는 시인부부(효석과 소영)의 삶에 끼어든 정육점 주인남자.(오동탁)
이 남자와 이들 부부가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 그리고 변태해가는 과정.
오동탁의 변태는 지극히 표면적이지만, 소영의 변태가 이 연극의 핵심인것 같습니다.
가난하지만, 문학인이자 지성인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남편의 무능함도 버텨왔건만,
무식하고 저급하다고 내심 무시해왔던 오동탁의 등단과 베스트셀러 작가로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폭발하며, 허물을 벗어던지는 광기어린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게 이 연극의 메세지인것 같아요.
소극장공연인데, 인터미션이 있어서 놀랬습니다. (앵콜공연만 그렇게 한듯) 짧지 않은 시간에,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대사, 노출, 깊이 있는 대사 등 쉽지 않지만
멋진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