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플레이 디비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고대 그리스의 비극인 오레스테이아 연극을 보고 왔다.
처음에는 그리스 신화에 대해 완벽하게 아는 것이 아니었고, 비극적이고 무거운 연극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지만 연극이 끝난 뒤에는 보러오길 잘 했다 싶을 정도로 좋았던 연극이다.
고전작품이기 때문에 현대적으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고 표현해야 하는 점들이 많아 어려울 수도 있었을텐데,3명의 배우가 돌아가면서 역할이 바뀌고, 웅장한 무대나 음악 없이도 설명해주고, 연기로써 다 표현을 해주어오레스테이아에 대한 이야길 잘 모르는 이들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던 연극이었다.
오랜 내공이 느껴질 만큼, 눈빛, 음성, 움직임 하나하나가 각 배역을 그대로 담아낸 듯 하여, 작은 소극장이었지만 꽉 찬 느낌이 들어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 공연이었다.
복수가 복수를 낳고, 피의 악순환이 지속됨으로써 보복을 하게 되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 라는 점들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던 것 같다. 관용으로 포용하기에는 딸의 죽음을 바라보는 어미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질 것 같고, 거기에 비례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 과연 맞을 것인가는 계속 곱씹어서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인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며 복수와 또다른 복수를 다짐하는 이 비극적인 가족의 이야기는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스토리였기 때문에 더 충격적이고, 그리고 안타까웠다.그래서 이 스토리가 현존하는 유일한 비극 3부작이라 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연극을 보려고 찾아보면서 산울림에서 하는 공연들은 고전을 바탕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많은 것 같다.그저 어렵게 생각했었던 고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여서 다른 공연들을 할 때도,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일회용 처럼 그저 별다른 생각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연극들도 그만의 좋은 점들이 있긴 하겠지만,가끔은 이렇게 고전연극들도 보면서, 좀 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마음 먹게 된다.기존의 스토리에서 탄탄한 시나리오로 만들어,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공연이었고, 정말 제대로 연기다운 연기를 하는 것이 저런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던,그래서 이 스토리가 그대로 나에게 잘 전달이 되어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