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서부터 묵직함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연극 베헤모스.
프레스콜을 생방송해 주었었는데..평일 낮 시간대다보니 다 보진 못하고 중간중간 조금씩 이어폰으로 들었었다. 프레스콜을 가 본적이 없으니..ㅎㅎ 더블 캐스팅의 배우분들이 작품을 나누어서 연기하던데 그런 모습이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ㅎㅎ
시놉을 읽고부터 정말 보고싶다고 생각했던 극이었는데 프레스콜을 보고나던 어느 배우분으로 봐도 좋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이상하게 보고싶어 하는 극은..예매와 취소를 반복하다가 못보고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이 연극이 그랬다. 초반부터 예매와 취소를 반복하고..총막에 꿀자리 잡았다며 좋아했다가..결국엔 취소..ㅠ _ㅠ 홀로 분노했다가...아까비아까비 노래불렀다가..이대로 보내는가 하다가 겨우겨우! 끝무렵에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정말 진심 감사했다는 ㅠ
시놉은 간단하다.
재벌3세의 촉망받는 젊은이가 어느 날 시내 한복판의 호텔방에서 살인을 저질렀다. 젊은이는 경찰에 가기전 재력가인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아버지의 부름에 돈이면 무엇이든 하는 이변호사가 등장한다. 수많은 증거들로 인해 도망은 불가...결론은 자수..그러나 살인은 기억나지 않는다...돈이면 뭐든 된다 생각하는 태석과 이변..이변을 잡기 위해 오검이..베헤모스 사냥에 나선다..
시작은 사람이 하는데...끝은 괴물이 맺는 듯한...각오는 하고 갔지만. 두시간 동안 정말 숨을 죽이고 봤다.관객들이 이러한데..연기하는 배우분들은 어떨까..특히 김히어라 배우님..아무리 연기라지만. 목이 졸려 죽는 연기는..정말 어려울듯...ㅠㅠㅠㅠ
드라마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한 입장에선 원작이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작품이었다. 충무아트센터 중국장 블랙이 조금 둥그런 구조의 무대인데 그 무대를 정말 잘 살린듯한..무대 중앙에 사건의 장소인 호텔방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앞으로 조사실이 있다.
태석이의 살인고백으로 시작하면서 시작부터가 숨을 죽이게 만든다. 태석이의 아버지는 살인을 고백하는 아들을 혼내지 않는다. 그 원인이며..그러한것들에 대해선 묻지도 않는다. 그저 아들의 사고를 어떻게 마무리지을까 고민하고 바로 이변을 보낸다. 그리도 등장하는 괴물의 시작 이변. 살해된 여자에 대해선 단 1%의 동정심도...느끼지 않고 이를 기회로 여기는 모습들. 살인사건을 두고 바로 액수를 거래하는 그의 모습은 그냥 괴물이다.
김찬호배우님..미안한 얘기지만 그런 괴물의 모습을 잘 표현하셔서..무섭..ㅠ왜이렇게 자연스럽..;주변사람이었다면 정말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제발 정신 차리라고.
태석이가 잊고 기억들이 돌아오면서..극은 또 다른 반전을 갖는다. 하지만 그 반전들이 더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데..그 반전 속에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괴물의 모습을...변해가는 괴물들의 모습들..돈이면 다 되는거 아니냐고...돈이 그렇게 좋으냐고...너는 다른줄 아느냐고..바락바락 소리지르는 건 이변이고 그 소리가 향하는 곳은 태석이 인데..왜 그 소리가 우리에게 퍼지는 거 같고..그 와중에 조금 울먹거리면서 연기하는 김히어라배우님은 너무..안타깝고..
정의로운 사회니까 모든 것은 밝혀지고, 죄인은 처벌받을 것이다..그러면 너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릴 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연극의 세계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 씁쓸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극의 내용과는 다르게..정말 모든것이 좋았던 극이었다.
무대, 연출, 배우님들의 연기..
조금 더 시간이된다면.. 다른 캐스팅으로도 꼭 보고 싶은..그런데 오늘 왜..막공이지 ㅠ 다음에 언제 오지 ㅠ 다음에 오면 진짜 꼭 더 많이 봐야지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