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공연 놓치고 아쉬웠었는데 재연에서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백석 시인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길상사의 내력에 대해서도 몰랐는데,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찾아보고 공부하고 그랬네요. 그런데 이리저리 찾아본건 백석 시인과 그의 시 였는데, 정작 공연을 보니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백석의 뮤즈(^^;)였던 자야군요. 그녀가 없었으면 백석의 아름다운 시도 쓰여지지 못했을거고, 무엇보다 그의 존재도 우리에게 알려지지 못했을테니까요.

두 사람의 사랑한 이야기, 슬픈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백석의 시어들로 꼼꼼하게 만들어진 넘버들로 불리워지는 것이 참 좋았어요. 현대어와 달라서 사투리, 순우리말, 고어들이 많은 탓에 한번에 알아듣기는 좀 어려웠지만, 그렇기에 극이 통째로 시 같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멜로디도 어느 하나 뺄 것 없이 다 좋았어요. ost가 있다면 정말정말 사고싶었는데.. 왜 ost가 없나요? 왜죠? (제발...ㅠ) 화려한 오케스트라 없이 피아노 한 대로 극을 이끌어가는 공연들 중에 참 매력있는 작품들이 많은데, 이 공연 역시 그러하네요. 무대 위의 하얀 피아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극을 이끌어간, 네번째 배우였어요. 캐스팅보드에 피아노 연주자의 이름도 함께 들어갔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네요.

시의 구절처럼 '눈이 푹푹 나리는' 날에 한번 더 봐야겠어요. 백석의 다른 시들도 좀 찾아보며 그의 시어들을 공부한 뒤에요. 그리고 다시 보러오는 날엔 동그랗고 반짝이는 '반가운 것'이 제 손에 들어 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OST라던가...OST같은 반가운 것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