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좀 한참 예전에..책으로 본 기억이 있는 주홍글씨..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온몸에 주홍글씨가 새겨진 삶을 살아가는 여자의..이야기?

정도로만 기억했는데..그 후로 주홍글씨라는 단어는 기사나..일상 생활에서 가끔 쓰긴 했어도

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은 한 번도 없는 듯하다.



시대적 배경은 17세기. 미국 청교도인들에 의해 개척된 북부 뉴잉글랜드의 보스턴.

극은 재판이 한 창인 곳에서부터다. 많은 배우들이 객석의 곳곳에서 관객들이 마치 한 마을 사람들이 된 것처럼 느껴지게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재판에 대한 의견을 소리친다.

재판은 남편을 잃은 몸으로 아이를 갖게 된 여자 헤스터 프린(임강희).

마을 사람들은 마치 마녀재판이라도 하듯이 그녀의 죄를 비난하며 몰아붙인다.

그런 그녀의 곁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남자 아서 딤즈데일(임병근).

마을사람들은 두터운 신망을 한몸으로 받고 있는 젊은 목사다.

실종 직 후 사망한 줄 알았는데 아무도 모르게 마을로 스며들어온 헤스터 프린의 남편(박은석).

그리고 무대와 객석을 꽉 채우는 20명의 배우분들.



뮤지컬 주홍글씨는 솔직히 내용보다는 등장인물들과 극장을 확인 후에..이게..가능한가?싶었다.

티오엠은 다른 공연으로 갔었던 곳인데..대극장의 규모는 절대 아닌데..이 인원의 배우분들이 과연..공연이 가능할까..그러다가 보게 된 기사에서 객석과 무대의 벽을 허물었다는 내용을 보고..

오오오오오!!+.+ 궁금하다! 궁금해!! 결국..이렇게 됐다는;



​

시작전부터 엄청 궁금하고, 기대됐는데..

우오...시작과 동시에 객석으로 배우분들이!!

비록 비난의 목소리이긴 했지만 객석 곳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정말 신기했다는..





배경이나 이야기의 내용은 미리 알아보고 가서 예상은 했지만..

보는 내내 좀..답답함?? 같은게 있었다.

배우분들은 열심히 노래하시고, 감정도 막..풍부하신데..

객석에서 보기에 마을 사람들..넘..못됐..

그 시대를 생각하면 저 모습들이 당연하다 여겨졌을테지만..

오전에 봤던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서 느꼈던..답답함이..다시..치밀어 오르는듯한;



함께 사랑했는데 그로 인해 온 마을 사람들로부터 비난받고...아이를 가진 몸으로 감옥에서 생활하고..

너무..불쌍한 헤스터..ㅠㅠ 그 와중에 아이의 아빠를 감싸다니...헤스터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럴수밖에 없었겠지만..그래도 보는 내내 안타깝고..답답하고...ㅜㅜ

임강희 배우님이 엄청 여리여리하셔서 그 안타까움이 더..큰거 같았다는;;



박은석배우님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 뭔가...선이 정말 굵은 배우분같단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가 자신은 죽을 고비를 넘기를 동안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하고..그 사람의 아이를 가졌다고

입장바꿔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고..분노가 치밀겠지만..그래도..그런식으로 아이를..와이프를 괴롭히는건..

정말 ...비난받아 마땅하지 않을까..뭔가 내눈엔..악마..괴물같아 보였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아무죄없는 아이를 이용하고...탐욕스러운 판사를 이용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이용하고..그야말로 못되먹은...그렇게 살지 말지..



고전이고..번역을 해서 그런건지 몰라도..

솔직히 로저 칠링워스의 역할은 가장 공감이 덜...갔었다.

와이프의 태도를 보면 실종 전에도 그렇게 사랑하거나 하진 않았던거 같은데..

사랑은 했는데 표현은 못한건지.모르겠지만..

처음 돌아와서 와이프를 대하는 태도나..복수를 하고자 동원하는 방법들이나..

솔직히...공감은..전혀 되지 않은..그냥..나쁜..놈..ㅠㅠ

박은석배우님이 연기를 잘하시고, 노래도 넘 잘부르셔서..그래서 더..나쁜놈..ㅠㅠ



임병근배우님은 이전에 여러 작품에서 봤고, 최근엔 더데빌에서 봤었는데..

이번작품에서 본 역할이 가장...여리여리한 역할인듯;

독실한 목사님의 모습으로 젊은 나이에도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목사님이셨는데..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헤스터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다 좋아가지공;;

왜그렇게...애절하게...ㅠㅠㅠㅠ



아마 대사나 가사등으로 배우분들에게도 친근한 극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배우분들은 이 극을 하면서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거 같고..

보는 관객들도..뭔가 보고 나오면서 생각이 좀 많아지지 않을까..

시작부터 끝까지 꽉 채워진 무대만큼 묵직한 극이었다.

주홍글씨..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하게 되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