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용을 알기도 전에 포스터만 보고 홀딱 반했지만! 초연이니만큼 사람들의 반응을 좀 보고 결정하자..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미리 그냥 한 번 볼걸..ㅠㅠ 너무 늦게 봤다. 난 이번주에야 처음 봤는데 다음주가 막공이라니 ㅠ 주말에만 관극가능인데..볼 수 있는 기회가 ㅠ 담주에..볼수 있으려나
연극 블라인드는 사고로 시각을 잃은 청년 루벤, 루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로 고용된 마리, 루벤의 어머니 여인. 이렇게 셋. 모두 상처가득한 사람들이 나온다.
사고로 눈을 다쳤지만 루벤은 눈보다 마음을 더 크게 다쳤다. 사고이후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아무에게도 자신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엄마에게 의지하지만 그 엄마조차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칠게 소리친다.
고용됐던 사람들이 그런 루벤에게 도망치듯 일을 그만두고 새로오게된 마리. 그는 루벤의
거친 저항에 놀라면서도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소리치고, 때론 힘으로 그를 누르기까지 한다. 머리채를 잡는 모습은 처음에 충격이었던 ㅎㅎ
티격태격..아니 좀 더 격하게 저항하고, 그 저항에 맞서고..그렇게 루벤과 마리는 간격을 좁혀간다. 다신 오지 않을거라던 루벤의 말과 다르게 마리는 도망가지 않는다. 루벤과 함께 싸우며 그에게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어준다. 그 차분한 낭독에 루벤도 관객들도 함께 차분해지는것 같았다.
이날 루벤역을 연기해준 박은석배우님. 그간 여러 연극에서 봐와서 익숙한 배우님인데 블라인드에선 또 색달라보였다. 무릎이 튀어나오고 목이 늘어난 옷을 입고 나와 바로 소리부터 질러버리는..쌍욕도 거침없이 내뱉는..
그래서 처음엔 약간 움찔했었는데 만약 나라면..내가 저렇게 사고로 갑자기 눈을 잃어버리게 된다면..나는 더한 분노를 느끼고 더..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고 자체에 대한 원망보다 세상에 대한 원망을 켜켜이 쌓아가지 않았을까..
그런 원망에 가득차 있다가 사랑을 느끼는 소년..그리고 이별에 다시 아파하는..
박은석배우님이 강약 조절을 정말 잘하셔서 표현하시는것 같았다.
거침없이 소리치다가도 마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갈때는 영락없이...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 나왔다.
엄마앞에서 마리에 대해 이야기할땐 사랑스런 아들이 되었다. 그리고 수술 이후,
다시 마리를 만나서는 성숙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마리역을 연기해주신 김정민 배우님. 이번에 처음 무대에서 봤는데 목소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책을 읽으실때. 또랑또랑하면서도 차분하고..거침없이 루벤가 몸싸움까지 하시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마리는 몸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인물이다. 그래서 후드를 뒤짚어쓰고 사람들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한다. 여인과 루벤이 다가오면 움찔 물러나고, 혹여 자신을 만지려고하면 날을 세워 거부한다.
얼굴에 가득한 상처보다 마음에 더 상처가 큰 듯한 마리. 그런 마리가 루벤과 가까워지고 처음 웃고, 점차 웃음이 많아지고..루벤에게 마음을 열면서 조금은 밝아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서 그녀가 여인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루벤과 떠나려하고..그러다 홀로 좌절해서 울며 떠나는 장면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힘들게 마음을 열었을 그녀가 또다시 상처를 받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여인역의 김정영배우님. 연극무대보단 왠지 티비에서 더 본듯한 분이었다. 이번 연극에서 가장 기대를 했었던 배우님이었다. 근데 솔직히 무대자체가 어두운 편이어서...배우분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특히 엄마의 표정이 궁금했을때가 많았는데..자세히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는. 그녀는 루벤과 마리가 가까워지는 점을 느꼈을때부터 표정이 밝지 않았다.
오히려 꺼름직해하는 듯 했는데..그 마음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던 화장해주던 장면..정말 인상깊었다. 더 밝게 보았으면 좋았을것을 ㅠ 처음 배역명을 봤을때 왜 "엄마"가 아니고 "여인"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극을 보기 전에 여인역에 더 많은 기대와 궁금증이 있었고.
근데 극을 보고 나니..왜..굳이 여인으로 썼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루벤의 어머니가 마리에게 한 행동들. 루벤을 대하던 모습들..그 장면장면에서 "여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뼛속까지 엄마. 자신은 없고 루벤을 향한 희생만이 삶의 이유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만 있었다. 루벤만을 위해 활활 타오르다 꺼져버린 장작같은...왜 굳이..여인이었을까..진심 궁금;;;
연극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극 중 내용이 너무 잔인할 때, 너무 사랑스러울 때(왜..얼굴은 엄마미소인데도...숨을 죽이게 되는걸까;;) 그리고 너무 마음이 아플때...등등..
이 극을 보면서는 루벤이 행복할땐 같이 웃었고, 루벤과 마리가 가슴아파 할 때는 같이 숨을 죽였던 것 같다.
루벤과 마리가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눈이 보이지 않아 마음을 닫아버린 루벤과 상처만 가득해서 누구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던 마리..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한걸음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장면들은 정말 보는 내내 설레였고, 행복했고, 마음아팠다.
보면서도, 보고나와서도 꼭 원작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음악도 좋았고, 배우분들의 연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는데 무대가 너무 어두워서..앞자리였는데도 배우분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ㅠㅠ 그 점은 좀 많이 아쉽...스토리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던거 같은데..조금만 더 밝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 점 빼고는 정말 다 좋았던 한 편의 동화같은 연극이었다.
그래서 내용을 알기도 전에 포스터만 보고 홀딱 반했지만! 초연이니만큼 사람들의 반응을 좀 보고 결정하자..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미리 그냥 한 번 볼걸..ㅠㅠ 너무 늦게 봤다. 난 이번주에야 처음 봤는데 다음주가 막공이라니 ㅠ 주말에만 관극가능인데..볼 수 있는 기회가 ㅠ 담주에..볼수 있으려나
연극 블라인드는 사고로 시각을 잃은 청년 루벤, 루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로 고용된 마리, 루벤의 어머니 여인. 이렇게 셋. 모두 상처가득한 사람들이 나온다.
사고로 눈을 다쳤지만 루벤은 눈보다 마음을 더 크게 다쳤다. 사고이후 그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아무에게도 자신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엄마에게 의지하지만 그 엄마조차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칠게 소리친다.
고용됐던 사람들이 그런 루벤에게 도망치듯 일을 그만두고 새로오게된 마리. 그는 루벤의
거친 저항에 놀라면서도 도망가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소리치고, 때론 힘으로 그를 누르기까지 한다. 머리채를 잡는 모습은 처음에 충격이었던 ㅎㅎ
티격태격..아니 좀 더 격하게 저항하고, 그 저항에 맞서고..그렇게 루벤과 마리는 간격을 좁혀간다. 다신 오지 않을거라던 루벤의 말과 다르게 마리는 도망가지 않는다. 루벤과 함께 싸우며 그에게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어준다. 그 차분한 낭독에 루벤도 관객들도 함께 차분해지는것 같았다.
이날 루벤역을 연기해준 박은석배우님. 그간 여러 연극에서 봐와서 익숙한 배우님인데 블라인드에선 또 색달라보였다. 무릎이 튀어나오고 목이 늘어난 옷을 입고 나와 바로 소리부터 질러버리는..쌍욕도 거침없이 내뱉는..
그래서 처음엔 약간 움찔했었는데 만약 나라면..내가 저렇게 사고로 갑자기 눈을 잃어버리게 된다면..나는 더한 분노를 느끼고 더..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고 자체에 대한 원망보다 세상에 대한 원망을 켜켜이 쌓아가지 않았을까..
그런 원망에 가득차 있다가 사랑을 느끼는 소년..그리고 이별에 다시 아파하는..
박은석배우님이 강약 조절을 정말 잘하셔서 표현하시는것 같았다.
거침없이 소리치다가도 마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갈때는 영락없이...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 나왔다.
엄마앞에서 마리에 대해 이야기할땐 사랑스런 아들이 되었다. 그리고 수술 이후,
다시 마리를 만나서는 성숙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마리역을 연기해주신 김정민 배우님. 이번에 처음 무대에서 봤는데 목소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책을 읽으실때. 또랑또랑하면서도 차분하고..거침없이 루벤가 몸싸움까지 하시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마리는 몸과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인물이다. 그래서 후드를 뒤짚어쓰고 사람들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한다. 여인과 루벤이 다가오면 움찔 물러나고, 혹여 자신을 만지려고하면 날을 세워 거부한다.
얼굴에 가득한 상처보다 마음에 더 상처가 큰 듯한 마리. 그런 마리가 루벤과 가까워지고 처음 웃고, 점차 웃음이 많아지고..루벤에게 마음을 열면서 조금은 밝아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서 그녀가 여인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루벤과 떠나려하고..그러다 홀로 좌절해서 울며 떠나는 장면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힘들게 마음을 열었을 그녀가 또다시 상처를 받고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야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여인역의 김정영배우님. 연극무대보단 왠지 티비에서 더 본듯한 분이었다. 이번 연극에서 가장 기대를 했었던 배우님이었다. 근데 솔직히 무대자체가 어두운 편이어서...배우분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특히 엄마의 표정이 궁금했을때가 많았는데..자세히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는. 그녀는 루벤과 마리가 가까워지는 점을 느꼈을때부터 표정이 밝지 않았다.
오히려 꺼름직해하는 듯 했는데..그 마음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던 화장해주던 장면..정말 인상깊었다. 더 밝게 보았으면 좋았을것을 ㅠ 처음 배역명을 봤을때 왜 "엄마"가 아니고 "여인"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극을 보기 전에 여인역에 더 많은 기대와 궁금증이 있었고.
근데 극을 보고 나니..왜..굳이 여인으로 썼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루벤의 어머니가 마리에게 한 행동들. 루벤을 대하던 모습들..그 장면장면에서 "여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뼛속까지 엄마. 자신은 없고 루벤을 향한 희생만이 삶의 이유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만 있었다. 루벤만을 위해 활활 타오르다 꺼져버린 장작같은...왜 굳이..여인이었을까..진심 궁금;;;
연극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극 중 내용이 너무 잔인할 때, 너무 사랑스러울 때(왜..얼굴은 엄마미소인데도...숨을 죽이게 되는걸까;;) 그리고 너무 마음이 아플때...등등..
이 극을 보면서는 루벤이 행복할땐 같이 웃었고, 루벤과 마리가 가슴아파 할 때는 같이 숨을 죽였던 것 같다.
루벤과 마리가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눈이 보이지 않아 마음을 닫아버린 루벤과 상처만 가득해서 누구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던 마리..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한걸음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장면들은 정말 보는 내내 설레였고, 행복했고, 마음아팠다.
보면서도, 보고나와서도 꼭 원작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음악도 좋았고, 배우분들의 연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는데 무대가 너무 어두워서..앞자리였는데도 배우분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ㅠㅠ 그 점은 좀 많이 아쉽...스토리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던거 같은데..조금만 더 밝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 점 빼고는 정말 다 좋았던 한 편의 동화같은 연극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