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토니 어워즈에서 미국 초연 당시 연극 부문 최다 수상의 영예를 얻은 연극 <레드>가 국내에 네 번째 시즌 공연으로 돌아왔다. ‘레드’라는 공연 명처럼, 극의 무대 역시 온통 붉은 빛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이는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관계, 그리고 이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색채이다. ‘레드’는 때로는 빛에 따라 ‘블랙’으로 보이기도 하고,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뜨거운 열정, 혹은 죽음의 피를 의미하기도 한다. 두 인물의 ‘레드’라는 색감 그리고 ‘씨그램 사건’에 대한 팽팽한 논쟁으로 그려지는 이 극은 현학적이고 예술적인 수사로 가득하다.

작품의 배경은 1958년 미국 뉴욕, 로스코의 작업실로, 로스코와 켄은 그곳에서 고급 레스토랑인 포시즌스 벽화 작업을 진행한다.이들은 빛을 어둡게 했다가, 백색광을 켰다가 하는 등 조명 효과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을 보고, 물감을 섞고, 밥을 먹고, 캔버스 틀을 만들고, 청소를 하기도 한다. 함께 벽화 작업을 하면서도 이들의 예술관은 너무도 달라 끊임없이 대립하고, 상업과 예술, 색채와 인간의 감정 등에 대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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