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게..2013년도 였다. 공연을 보러 다닌 지 얼마 안됐을 때고..이 공연도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고 갔었는데..공연을 보는 내내 동공지진...내 멘탈은..ㅠㅠㅠㅠ초기 때라..쎈 공연을 많이 보질 못해서..당시만 해도 가장 쎈 극이었다.공연장 나오면서 다리가 다 후덜거렸다는...그런데 묘하게 집에 와서 자꾸만 넘버가 귓가를 멤돌아서..결국 또 극장을 찾고..두 번째 볼때가 첫번째보다 좋고...그래서 또 보고..그랬던 기억이...이후론 처음 봤을 때부터 극이 올라올 때면 자연스럽게 찾아 보게 된 거 같다.

올해는 작년에 극이 올라오지 않았고, 시점이 한스에서 헤르만으로 바뀐다고해서 올라오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에 따라서 같은 이야기라고해도 충분히 내용은 많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기대를 안고 찾은 극장에서 이야이가 시작됐고 첫 등장이 한스가 아닌 헤르만이었다. 모래주머니 이야기로 극이 시작되는데 시작부터 헤르만이 안고 있는 고통이 보이는것 같았다.

줄거리를 보면.. 12년 전 화재 사건으로 아이들의 양부가 사망하고, 보모였던 메리가 화재 현장에서 4명의 아이들을 구한 후 아이들 곁에서 사라진다. 네명의 아이들중 가장 맏형인 한스가 12년이 지난 후 화재 사건의 용의자로 메리를 찾아내고, 다른 아이들을 한 곳으로 불러 화재가 있던 날의 퍼즐을 완성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했던 것 만큼 큰 변화는 없었다.이야기 전달자가 한스에서 헤르만으로 변경만 된 것 같은..주요 넘버나 무대도 크게 변화가 없었고..

올해 올라온 첫 공을 보면서는 큰 변화가 없기에 역시 이 극은 네 명 중 한명의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네 아이 모두가 주인공이구나 싶었다.

솔직히 첫공에선 너무 변화가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좀 했었는데..좀 지나고 나니 오히려 고마웠다. 블랙메리포핀스. 라는 극을 참 좋아하는데 그 참 좋아하는 극이 큰 변화 없이..배우분들의 열연은 더해져서 돌아왔으니. 내겐 더더욱 고마운게지.

어제 본 극에서 에녹배우를 무대를 처음봤다.정말 듣던대로 훤칠 ㅎㅎ 내가 본 한스 중엔 가장 훤칠했던듯..아하하하하;;정장을 멋지게 차려입고 등장하는 한스는 처음부터 듬직한 맏형의 이미지가 강했다.변호사란 직업도 잘 어울려 보였고.그래서 그런 한스가 본인이 살인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으로 알코올 중독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이 더 안쓰러워 보였다. (절대 잘생겨서가 아니라...;;;)겉으로봐선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것 같지만 밤마다 불안에 떨고.. 그 불안을 떨치고자 술에 의지하고...결국 그 술때문에 인생을 망치게 되는..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스가 가장 절실하게 그날의 기억을 확실하게 알고싶어 하는 듯 했다.

안나역의 이지수배우님 또한 이번에 처음 봤다.가장 처음 본 안나가 문진아배우님이었는데 그때 워낙 강하게 인상이 남아서 이후의 안나역의 배우분들이 그 이후론 문진아배우님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신 분들은 없지만.그래도 어제 본 이지수 배우님도 안나역을 정말 잘 표현해주셨다.네 아이들 중에 가장 안쓰러운 아이..어쩌면 기억을 하지 못하는게 차라리 나았을 아이..ㅠㅠㅠㅠ

요나스역의 이승원배우님은 올해 공연에서 처음 봤고 이번이 두번짼데..아이들 중에 가장 기억을 잘 잡고 있었고..그래서 이후에 가장 힘든 삶을 살았던 요나스의 아픔을 잘 표현해주셨다. 등장 할 때부터 온 몸을 부들부들 떠시고...대사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고...안아주고 싶은 ㅠㅠㅠㅠ 요나스역의 배우분들은 대체로..안쓰러움을 온몸에 장착하고 나오시는듯...ㅠㅜ

메리역의 홍륜희 배우님은..뭐..말이 필요없지..예매이후 캐스팅이 변경됬었는데 홍배우님이셔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는...메리를 연기하시는 홍륜희 배우님은..그냥..딱..메리..아이들을 엄청 사랑하고..그 사랑하는 아이들의 고통과..자신의 결정으로 후회하여 고통스러워하는..아이들만큼이나...안쓰러운...ㅠㅠㅠ

그리고 헤르만...전성우 배우님의 헤르만은 이번에 두번째로 보는데..강약조절을 정말 잘 하시는듯..안나 앞에만 서면 안절부절...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손을 뻗지만 잡지 못하는 ㅠㅠ그렇지만 화재 현장에선 동생인 요나스를 강하게 감싸주는 든든한 형이되어주는..다시 봐도 좋고..또 보고 싶은..ㅠㅠ

극 자체가 정말 무겁고..배우분들이 막...장작처럼..막...타닥타닥..엄청 열심히 해주셔서..보는 내내 나는 내 몸을 막..똑바로 피질 못하고..침도 꼴깍 크게 못 삼키겠고..기침한 번 나오면 순간 움찔하고..ㅠㅠ 보는 내내 힘들지만..

커튼콜에서 정말 큰 박수 쳐주고 싶은..다시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운 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