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소극장에서 본 공연은 그 XX기 같은 의자만 아니면 날 실망시킨 적이 없다..

3가지 주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첫 공연부터 다소 의미전달이 안되서 마냥 어려운 동작들의 나열로만 보였다. 하지만 확실한 차별점이 있었고 감동을 주는 부분도 있었다. 보통 신체적으로 장애없는 댄서들이 남자와 여자 역할을 확실히 나누어서 안무하는 것만을 보아왔다. 스웨덴커넥션은 그 구분이 없는 안무를 보여주었다. 이 부분이 새로웠다.

불과 두 주일쯤 전, 블로그에 다음과 같이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아! 또 매진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뛸텐데, 국립현대무용단의 "픽업 스테이지 pick-up stage" 가 팬덤을 형성한 나머지 "전석매진"의 신화를 이어갑니다. 빨리 예매하고, 빨리 움직였어야 합니다. 이 좋은 공연을 좌석이 없어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분명 매진이었습니다. 그런데 6월 15일 국립 현대무용단에 전화 문의해보니, "Sweden Connection 1"을 놓치는 불상사를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감사히도 1회차 공연을 추가했더군요. 주말에는 15시 공연뿐이었는데, 토요일에 19시 공연이 추가되었습니다. 덕분에 19시 추가 공연을 관람하였답니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지라, 지각 입장으로 타 관객들에게 폐 끼칠까 공연장을 아주 일찍 찾았습니다. 30여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로비는 웅성웅성, 와글바글. 국립현대무용단 팬들의 ''매진'' 성원이 피부로 와 닿더군요. 일찍 도착한 덕분에 로비에서 안상수 예술감독, 오사 소더버그(스코네스 댄스 시어터 예술감독)와 안무가 페르난도 멜로를 먼 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 공연 전 상영한 영상물을 통해 "Sweden Connection 1"의 안무철학과 무용수, 안무가들의 목소리를 미리 들을 수 있었다는 수확을 얻었지요. 페르난도 멜로는 한국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들의 테크닉을 극찬하고,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들은 해외초청 안무가의 작품을 소화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의 재미를 풀어놓았지요. 기대감이 고조됩니다.

현대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총 90분이나 공연합니다. 그래서 인터미션까지 15분 주어집니다. 전반부 3작품은 스웨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의 레퍼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onnection" 잇다. 연결하다.

대한민국의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올려지는 "Sweden Connection 1"에는 스웨덴에서 파견한 안무가 페르난도 멜로와 국립현대무용단이 공동작업하고, 다시 올 가을 스웨덴에서는 국립현대무용단에서 파견한 안무가 장혜림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와 작업합니다. 이 공동작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2019년에도 각각 "Sweden Connection 2," "Korean Connection 2"라는 공연명으로 계속 됩니다. 2019년이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이라니 더욱 뜻깊은 문화교류가 되겠지요?

"Sweden Connection 1"의 첫 작품, "The Entertainers"
북유럽 무용수의 압도적인 육체성과 메시지가 명확하게 객석에 전달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엔터테이너들"의 첫 시작은, 스팟라이트 속에서 연극적 미소를 짓는 세 명의 엔터테이너들의 무대인사로 시작합니다.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듯 보이는 이들의 연극 이면에 균열, 갈등, (가부장적 힘의 불균형으로 보이는) 권력관계 등이 몸짓으로 돌출됩니다. 3명의 엔터테이너가 ''아빠- 엄마- 소녀로서의 딸''의 구성인 점이 흥미롭습니다. 극 초반엔 ''아빠''로 보이는 인물이 팀을 주도하다가, 고통스럽게 계속되는(Show must go on!의 구호를 온 몸으로 나르며) 공연의 말미에 다시 팀을 일으키려하는 이가 ''소녀''로 설정되거든요.

"Sweden Connection 1"의 둘째 작품, "Half-Half"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안무 스타일입니다. 움직임의 정교함이 극화된 스타일. 특히 무용수 Jaingyi Wang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손과 상반신 움직임, 이오르고스 펠라기야스의 묵직한 육체성은 놀랍도록 멋진 균형을 이루더군요.

"Sweden Connection 1"의 세째 작품, "Dare to Wreck"

스코네스 댄스 시어터의 레퍼토리 3개를 다 관람하고 나니, ''불편한 진실''이라는 문구가 계속 떠오르더군요. ''집요함''이라는 단어와 아울러.

"Sweden Connection 1"의 신작,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아마도 이번 "Sweden Connection 1"에서 가장 공들여 준비하고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무려 30분이나 지속되는 퍼포먼스입니다. 개인간 관계성의 이중성을 ''나무판으로 만든 벽''이라는 오브제를 극대활용해 표현했습니다. 어찌보면 국립현대무용단 단원들의 최대 강점은 전세계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수준의 테크닉과 현란한 움직임의 속도감일텐데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는 테크닉보다는 무용수들에게 철학하기를 요구하는 안무 같았습니다. 6인의 무용수 모두 최선을 다한 작품이지만, 왠지 이전 Pick-Up Stage무대에서만큼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고 오브제와 평행하게 보였어요. 더 철학했어야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안무였을까요? 내년 "Sweden Connection 2"에서 다시 보며, 제가 던진 질문에 다시 답해야겠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Pick-Up Stage는 앞으로도 계속되니, 국립현대무용단의 하반기 일정도 잘 챙겨두어야겠지요?

스웨덴 커넥션.
- 2019년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

양국을 대표하는국립현대무용단과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의 합작!


무용은 총 네 작품으로 이루어졌다.

스웨덴 3작품, 우리나라 1작품.



세계 초연이라는<엔터테이너>.

아크로바틱 무용수 3명이 인기있는 춤 공연을 하려다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나 다소 독창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상황을

화려하고 유머가 넘치는 기교로 우아하게 표현했다. 끊임없이 신체적으로 얽히는 모습은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끊임없는 박수를 원하는 그들의 모습. 그 열의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하프하프>

처음 두 무용수의 뒷모습을 보았을 땐 묶은 머리라 두 여인인 줄 알았으나....남과 여.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고, 움직임을 느끼는 창작의 대화를 하는 둘.

작품 전체가 마치 그 둘의 대화 같았다.

스웨덴의 마지막 작품.

<깨뜨릴 용기>

장애인 무용수와 일반 무용수의 합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평소에는 불편하게 보였을 휠체어가 새로운 도구로 느껴지며 훨씬 역동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특히 장애인 무용수는 처음 보았기에 그녀의 움직임이 더욱 대단하게 여겨져 그저 놀라며 감탄하기에 바빴을 정도.

한국의 작품은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경계''를 주제로 시작되는 그들의 움직임,

가장 가까이 있지만, 나무판으로 상징되는 장벽에 서로 닿지 않고 단절되어 연결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나무판이라는 도구를 어찌나 자연스럽게 이용하는지..

그 또한 마치 그들의 몸처럼 여겨졌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 스웨덴 커넥션.

복지국가라는 이름에 맞게 장애인 무용수의 출연으로 더욱 더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신체적이고 감각적인 그들의 너무나 아름다운 몸짓.



내년에 계획된 스웨덴 커넥션2.

또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올해는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이라고합니다.

그 일환으로 스웨덴과 한국의 무용이 멋진 콜라보를 했고 이번 공연의 경우 스웨덴 공연단의 레퍼토리 공연 세 작품과 스웨덴 공연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와 우리나라 무용단이 함께한 작품 하나가 올려졌는데 매 작품마다 참 흥미로웠답니다.

첫번째 작품이었던 삼인무의 더 엔터데이너스(The entertainers).아크로바틱의 동작들이 무용에 가미되었는데 삼인의 무용수가 유기적으로 이끌어내는 절묘한 호흡과 동작이 완전 매력적입니다.

두번째 작품이었던 하프하프의 경우 2인무였는데 남녀로 된 2인이 때로는 대화하듯이 때로는 경쟁하듯이 멋진 춤을 보여주었다니다.

세번째 작품이었던 깨뜨릴 용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무엇보다 실제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장애인 여자 무용수와 일반 남자무용수의 격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춤 연기 대박이더라구요.


인터미션후에는 두점 사이의 가장 긴거리라는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은 목판을 이용한 관계의 설정이 흥미로웠답니다. 목판은 때로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장벽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 가깝지만 가까울수 없는 사람사이의 마음의 거리를 표현한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특히 첼로음이 전반적으로 공연내내 흐르는데 음악적 효과도 참 뛰어나더라구요.

스웨덴 현지 무용단의 작품을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브라질 출신의 스웨덴 현지무용단의 연출가가 한국의 무용단과 콜라보를 통해 만들어낸 작품을 즐기는 것도 좋았구요.

춤이라는 신체적 언어의 경우 특히 이국인들 사이에서도 다른 문화이지만 쉽게 공감하고 체득할 수 있는 예술 장르가 아닐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