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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추억 3] 퀸! 영화는 대박, 공연은 쪽박

작성일2018.12.03 조회수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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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이 들어가 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화제다. ‘입틀막’하고 봤다. 나 같은 관객이 많았는지 마음껏 따라 부르라고 싱어롱 버전 상영관도 선보이고 있으니. (객석에는 탬버린이 등장했다는 후문이다) 역시 음악의 힘은 대단하다. 유튜브에서 라이브 에이드 영상을 검색해본 이 많을 것이다. 더 이상 라이브로 볼 수 없으니 퀸의 음악으로 뮤지컬이 나온다면 대박일 것 같다. 실은 이미 나왔다. 2018년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내에서만 400만명 이상이 볼 만큼 대박이 났지만 2008년 퀸의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 '위윌락유'는 그렇지 못했다.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퀸의 노래로 만든 '위윌락유'는 딱 10년전인 2008년 성남아트센터에서 영국 공연팀의 내한으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 ‘위윌락유’는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적 삶과 음악을 다루고 있지 않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만든 ‘광화문 연가’나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맘마미아’, 김광석 노래의 ‘그날들’처럼 한 뮤지션의 음악을 토대로 새로운 서사를 그린 창작물이긴 한데, 차라리 드라마틱한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이야기를 푸는 게 낫지 않았을까. 감히 읊조려본다.

‘위윌락유’의 주인공은 갈릴레오 피가로. (맞다.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에 나오는) 그뿐. 상상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줄거리를 요약할 능력이 없다. 컬트 같기도 하고 SF 장르물 같기도 하고, 생소한 서사 구조였던 것 같다. (위윌락유를 본) 그날 성남아트센터 대극장 문은 미래 세계로 이어지는 4차원 관문이었던 게다.  
 



곱씹어보면 그렇게 잡음이 많았던 공연도 별로 없다. 

2008년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기 전, ‘위윌락유’는 원래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2007년 12월에 공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그해 겨울, 다시 없을 몸살을 앓았다. 오페라 ‘라보엠’ 공연 중 커튼에 불이 붙어 대형 화재가 난 것이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공연 도중 관객 수천 명이 대피했고, 화재로 손실된 공연장을 한동안 재건해야 했다.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후 오페라극장에 예정된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었는데 그 중에 ‘위윌락유’가 있었다.

공연 무산 위기에 있던 ‘위윌락유’는 그 다음해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하게 되었다.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던 중 개막을 앞두고 한 매체에서 공연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다. 개막도 안해 혹평이 나올 이유도 없는데 의아했지만, 뒷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기자들의 해외 프레스투어가 드물지만 (현재 해외 프레스투어는 각 매체별로 비용을 부담하고 간다) 그 당시는 내한 공연 또는 브로드웨이 최신작이 국내 초연을 하는 경우, 공연기획사가 홍보 활동 일환으로 공연 담당기자들을 인솔해 해외 프레스투어를 가는 경우가 있었다. 부정적 기사를 쓴 매체는 '위윌락유'의 런던 프레스투어에서 제외된 매체였다(는게 당시 ‘위윌락유’ 홍보담당자의 말이다. 물론 그 기자도 나름 사연이 있었을 테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개막한 ‘위윌락유’는 진보적인 서사가 시대에 안 맞았을까, 흥행이 부진했다.
 
시대와 상관없이 작품이 망작인 경우도 있지만 과거에는 명작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시대가 바뀌니 가치도 바뀐다. 반대로 너무 앞서가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작품들도 있다. 많은 예술이 후자에 속한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성공을 보면서 뮤지컬 ‘위윌락유’를 추억해본다. 이게 영화와 공연의 본질적 갭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씁쓸해진다.

 
▼ 뮤지컬 ‘위윌락유’의 넘버. 끝내주는 선곡이다.
Act I 
"Innuendo" - Freddie Mercury and Ensemble 
"Radio Ga Ga" - Gaga Kids 
"I Want to Break Free" - Galileo 
"I Want to Break Free (reprise)" - Scaramouche 
"Somebody to Love" - Scaramouche and Teen Queens 
"Killer Queen" - Killer Queen and Yuppies 
"Play the Game" - Killer Queen and Yuppies 

"Death On Two Legs" (Instrumental) 
"Under Pressure" - Galileo and Scaramouche 
"A Kind of Magic" - Killer Queen, Khashoggi and Yuppies 
"I Want It All" - Brit and Meat/Oz 
"Headlong" - Brit, Meat/Oz, Galileo and Scaramouche 
"No-One but You (Only the Good Die Young)" - Meat/Oz and Bohemians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Brit, Meat/Oz, Galileo, Scaramouche and Bohemians 
"Ogre Battle" (Instrumental)
 
Act II 
"One Vision" - Gaga Kids and Freddie Mercury 
"Who Wants to Live Forever" - Galileo and Scaramouche 
"You're My Best Friend" - Galileo and Scaramouche
"Flash" - Bohemians 
"Seven Seas of Rhye" - Khashoggi and Bohemians 
"Fat Bottomed Girls" - Killer Queen and Sex Yuppies 
"Don't Stop Me Now" - Killer Queen 
"Another One Bites the Dust" - Killer Queen 
"Hammer to Fall" - Galileo and Scaramouche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 - Pop and Bohemians 
"Headlong (reprise)" - Galileo, Scaramouche and Pop 
"We Will Rock You" - Galileo and Bohemians 
"We Are the Champions" - Galileo and Ensemble 
"We Will Rock You (Fast version)" - Ensemble 
"Bohemian Rhapsody" - Galileo, Scaramouche, Killer Queen, Khashoggi and Ensemble

 

▲뮤지컬 '위윌락유' 호주 공연 'Somebody To Love' - Erin Clare

글 : 엉캔 (newuncan@gmail.com)

 

엉캔 
플레이디비 초대 필자. 공연, 영화, 출판 에세이 평론 등을 씁니다.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마이스케어리걸 등 공연기획을 조금 했고, 10년째 공연시장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에서 플레이디비 창간 멤버, 블루스퀘어 개관 멤버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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