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는 어떤 대통령을 바랄까. 공연연출가, 배우, 프로듀서, 극단 대표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공연예술계 현장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플레이디비가 취재한 인터뷰이들의 희망사항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해서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는 생각에 씁쓸함마저 들었다. 많은 거 바라지 않는다. 차기 대통령이 이 정도만 해줘도 공연계는 살만 할 것 같다.

 
"시민들이 공연장에서 미술관에서 영화관에서 서점에서 우연히 대통령을 마주칠 수 있으면 좋겠다. 전시성 행사 말고 ‘문화가 있는 삶’을 몸소 실천해줬으면 싶다."(변정주 연출, 극단 우투리 대표)
 
"현재 다섯명의 대선 후보들이 개인적으로 공연 문화를 즐기는 분들 같지는 않다. 공연문화예술을 스스로 즐기며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갖는 게 첫번째인 것 같다. 예술의 역할은 사회적 시스템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어떤 부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예술의 기능이다. ‘지원금을 얼마 투입했는데 얼마를 벌었다’식의 경제적인 시각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정서적인 풍족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다. 정책을 세우는 시작점은 투입 대비 산출이 아닌 예술의 더 큰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본다."(정인석 아이엠컬처 대표)
 
"우리나라 문화계는 오랜 세월 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관객층은 점점 늘어가는데 경제문제 때문에 공연 보는 관객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또 상업예술이란 인식 때문인지 뮤지컬에 대한 지원은 오랫동안 미비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창작자 개발 프로그램은 많이 생겼다. 하지만 그걸 더 개발하고 세밀화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지원하는 세부적 정책들이 마련되면 좋겠다. 문화예술은 시의성 있는 사회 문제라든지, 국민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배우 이석준)
 
"공연 창작 활성화를 위한 초기 지원도 중요하지만, 다수 제작사들이 흥행 사활을 걸고 만든 공연들에 대한 부가세 감면 등 더 폭넓은 세제혜택이 필요하다."(인터파크 공연사업본부 이종규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