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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무대의 6가지 비밀…관객의 시선 사로잡는 무대의 힘

작성일2018.08.09 조회수7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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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며 개막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뮤지컬 ‘웃는 남자’가 지난달 10일 개막하여 순항 중이다. 이 작품에서 박효신, 수호, 박강현, 양준모, 정성화 등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화려한 볼거리의 압도적인 무대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이미 무대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막에 가려진 무대는 압도적인 오프닝 태풍 신으로 시작해 환상적인 은하수 무대로 막을 내린다. 제작비가 아낌없이 투입되었음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무대가 단지 화려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처한 상황과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완벽히 수행한다. 이같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무대를 만든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에게 ‘웃는 남자’ 제작 과정과 무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들어봤다.
 



# 공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무대에 대한 기대감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입이 귀까지 찢어져 끔찍한 얼굴을 한 주인공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시작된다. 관객들은 공연장에 들어서면 찢겨긴 무대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그윈플렌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입술과 상처이다.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디자인에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상처’라는 키워드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그윈플렌의 입술 모양은 무대 장막부터, 그윈플렌이 조시아나와 만나는 천막 장면의 의자 등 다양한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등장인물의 상처가 가장 크게 존재하는 곳에서 그것의 존재감이 더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1막 후반부 그윈플렌이 눈물의 성에 끌려가는 장면이나, 2막에서 그윈플렌이 ‘웃는 남자’ 넘버를 부를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그는 “가난한 자들은 자신이 가진 상처를 드러내고 이를 서로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만, 귀족들은 상처가 드러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 화려한 장식과 과장된 화장으로 이를 철저하게 가린다. 이 개념에서 무대 디자인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 콤프라치코스의 배는 어떻게 커다란 물결에 먹혀 침몰할 수 있었을까?
본격적인 공연이 막이 오르면, 어린 그윈플렌을 항구에 버려두고 간 콤프라치코스의 배가 출항해 바다 위를 표류한다. 관객들이 무대의 스케일에 압도되는 이 장면에서는 실제 바다처럼 파도가 넘실댄다.
 
콤프라치코스의 배는 어떻게 커다란 물결에 먹혀 침몰할 수 있었을까?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는 “대본에 배에 대한 세 가지 설명이 있었다. 콤프라치코스가 아이를 두고 배에 올라타는 장면, 배가 풍랑을 헤치며 전진하고 있는 모습, 난파된 배 위에서 콤프라치코스가 마지막 기도를 하는 장면에 대한 것이다"며 그는 이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맨 처음 고민했었다고.

그는 이 장면에 대해 "4개의 레이어로 나눠진 천을 좌우와 앞뒤로 흔들면서 그 자체를 하나의 시퀀스로 만들어 표현했다. 무대를 보면 제일 뒤쪽에 상처로 만들어진 원형의 세트가 카메라의 아이리스처럼 좁혀졌다가 펼쳐지면서 시각을 확장하고 좁히는 역할을 한다"고 디자인 의도를 설명했다.
 



# 버림받은 어린 그윈플렌이 눈보라 속에서 데아를 만나는 장면
이 장면은 앞의 난파 장면과 매우 다르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이다. 전 장면과 완전히 대비되는 정서를 표현하고자 무대 디자인도 이것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했다.

특히 상처 모양을 한 벽체가 움직이면서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은 그 아이가 걸어온 상처의 길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그윈플렌이 혼자 가시밭을 헤매는 이 장면은 가시밭길이 둥글게 겹겹이 처져 있어 그윈플렌의 가혹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데아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강가 빨래터, 워터 댄스 장면
데아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인물로 그윈플렌이 그려주는 세상을 살아간다. 데아는 데이빗 경의 못된 장난에 놀라 마음을 진정하기 위해 강가로 간다. 그녀는 이곳에서 유랑극단 멤버와 아름다운 선율과 따스한 정서가 더해진 노래를 부르며 직접 물을 튕겨가며 춤을 춘다.
 
이 장면은 앞서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설명한 가난한 자들이 상처를 서로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오 디자이너에게 "무대에서 물을 왜 쓰려고 했고, 어떤 원리로 무대에 물이 들어오는지” 묻자, 그는 “주변 사람들이 데아의 상처를 감싸주면서 만들어진 긍정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가 그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물을 써 보자 요한슨 연출에게 제안했다”고 전했다. 

실제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원리는 무대 바닥에 있는 물탱크를 이용한다. 이 물탱크에 실제로 물을 보관하며, 매일매일 새로운 물을 채운다. 바닥을 덮은 뚜껑이 소대(무대 양 끝 대기 공간)로 밀려나면, 앙상블과 데아가 그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다.
 



# 철저하게 가려진 부자들의 상처
무대에는 상처들로 가득 차 있는데, 가난한 자들의 상처는 외적으로 드러나지만 부자들의 상처는 철저하게 가려진다. 이를 위해 부자들의 세계인 정원, 침실, 의사당은 원색적이고 강렬한 색상과 화려한 장식들로 만들어진 벽체가 상처를 철저히 가리고 있다.
 
고급스런 무대 의상과 함께 알록달록한 색감의 가든파티,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을 유혹하는 거대한 천막과 침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후 그윈플렌이 자고 일어난 침실은 몇십 미터는 족히 될 듯한 길이의 커튼으로 화려함을 자랑하고, 여왕이 주재하는 상원 회의에서 귀족들이 앉은 붉은 의사당도 감각적이고 인상적이다.
 



# 2막 피날레, 환상적인 무대 예술
데아라는 이름은 그윈플렌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지어준 것으로 ‘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서로만이 전부였던 두 사람은 자신들만의 천국, '별'이 있는 하늘로 떠난다. 공연의 대미는 은하수가 쏟아지는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표현됐다. 이 피날레 장면에서 그윈플렌이 데아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때 은막에 비치는 영상, 물결과 같이 표현된 소품(천)과 조명, 특수효과 등의 도움을 받아 환상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제작사에서는 이 장면 구현을 위해 "하남예술회관을 2018년 3월과 6월에 2차례에 걸쳐 대관했으며, 실제 무대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 완성한 것을 그대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가져와 실현했다"고 밝혔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자문: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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