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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30분짜리 대작…셰익스피어 작, 이보 반 호브 연출 ‘로마 비극’ 11월 개막

작성일2019.10.30 조회수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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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가 자신의 대표작 '로마 비극(Roman Tragedies)'으로 세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세계 연극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보 반 호브는 2012년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오프닝 나이트'와 2017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운틴헤드'를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보인 바 있다. 그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탁월한 인물 해석, 무대와 영상을 아우르는 세련된 미장센(mise-en-scène)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관객과 평단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연출가로 각광받고 있다.

'로마 비극'은 이보 반 호브가 자신의 이름을 세계 공연계에 널리 각인시킨 대표작으로,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셰익스피어의 세 작품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엮어 만든 5시간 30분짜리 대작이다.

로마를 구하고 영웅이 되었지만 오만하고 타협할 줄 모르다 민중의 적으로 몰리게 된 코리올레이너스. 그와 반대로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로 권력을 얻었지만 공화정을 위협하고 독재자로 올라설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에 의해 제거되고 마는 줄리어스 시저. 로마와 이집트를 둘러싼 급박한 정세 속에 나라의 운명을 뒤흔들 만큼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공적인 책임감과 뜨거운 열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두 연인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이들 로마 시대 인물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장대한 스케일로 현대적이면서도 대담하게 펼쳐진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내러티브를 유지한 채 각 작품당 90~100여분 정도로 농축된 이야기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적 담론을 담아내며 시민이자 주권자이기도 한 현대 관객들의 의식을 자극한다. 수트를 차려 입은 로마의 정치가들은 마치 현대의 정치인들처럼 지금 이 시대의 언어로 책략을 세우고, 논쟁하고, 협의하고, 뉴스에 나와 자신의 견해를 직접 설파하며 때로는 서로 치고 받는 육탄전을 벌이면서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또한 휴식 시간 없이 5시간 30분 동안 계속 진행되는 이 공연은 고전 텍스트에 현대성과 시의성을 가미하고, 색다른 진행 방식과 공간 활용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연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러닝 타임 동안 자유롭게 무대와 객석을 옮겨가며 원하는 위치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원하는 때에 극장 안팎을 드나들 수도 있다. 관객들은 극장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마치 로마 시대의 의사당이나 광장에 나와있는 시민들처럼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역사 드라마를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목격하게 된다.

관객들은 공연 중 휴대폰을 이용해 무대 장면 또는 연기하는 배우들의 사진을 촬영한다거나 SNS를 통해 실시간 공연 소감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기존 공연장 로비 외에도 무대 위에 추가로 바(bar)가 마련되어 객석뿐만 아니라 무대에서도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관람할 수 있다.

원하는 때에 화장실을 간다거나 바깥 공기를 쐬기 위해 객석 출입문을 드나드는 것도 큰 제약 없이 가능하며, 무대나 객석에서 벗어나 있더라도 공연장 건물 안에만 있다면 곳곳의 스크린과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무대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그 동안 익숙했던 방식과 금기를 벗어나는 자유롭고 능동적인 관극 행위를 통해 관객들은 전혀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하게 된다.
 
'로마 비극'은 2007년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초연된 후 아비뇽 페스티벌, 런던의 바비칸, 뉴욕의 BAM 등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과 공연장들로부터 초청 받으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 냈다. 2018년 네델란드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져왔던 연출가 이보 반 호브와 LG아트센터가 오랜 논의 끝에 내한 공연을 결정하여 오는 11월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로마 비극'은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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