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븐우리절믄날>
1930년대 경성. 작가 이상, 박태환, 정인택 등 세 '경성 모던 보이'들은 백화점 여급 권영희를 저마다 마음에 품지만 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이는 하나도 없다. 실제 연애 사건이기도 하며, 이상의 단편 소설 <환시기>를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은 서구 근대 문화와 조선의 모습이 혼재하던 경성을 배경으로, 그 시대 연애와 예술에 대한 예술가들의 시선을 묘한 삼각관계를 통해 켜켜이 비쳐낸다. 여기에 일어, 영어, 프랑스어, 그리고 당시의 우리말이 어우러진 대사는 극 전체를 위트 넘치게 만드는 동시에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 '말이 주는 재미'를 십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조선형사 홍윤식> 등의 작품을 통해 1930년대 모습을 무대 위에 펼쳐낸 성기웅의 2008년 초연작으로, 당시에도 탄탄한 문학성, 면밀히 짜여 흘러가는 대사, 영상 등을 활용한 무대 구현 등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극단 코끼리만보 3부작 시리즈>
극단 코끼리만보가 <생각하는 사람>과 <먼 데서 오는 여자>를 내달 릴레이 공연으로 선보인다. 극단 코끼리만보는 그동안 우리 근현대사 속에 잊혀진 존재들에 대해 기억하고 들여다보는 작업을 해왔다. <생각나는 사람> '1부 말들의 무덤'은 1950년 행해진 양민학살에 대한 이야기, '2부 착한 사람 조양규'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채 살아가는 이야기를 연출과 배우의 공동창작의 형태로 다룬다. 배삼식 작가의 <먼 데서 오는 여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딸을 잃은 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부부의 개인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이대연, 이연규가 선보이는 연기 또한 일품이다.

어반자카파 단독콘서트 <September>
2011년 첫 단독콘서트를 연 이래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콘서트계의 강자로 자리잡은 혼성 3인조 밴드 어반자카파가 이번 주 4~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단독콘서트 <September>를 연다. ‘커피를 마시고’ ‘니가 싫어’ ‘그냥 조금’ 등의 감성적인 곡들로 사랑받아온 어반 자카파는 이번 공연에서 지난 5월에 발표한 미니앨범 의 수록곡을 비롯한 대표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9인조 밴드와 10여 명의 현악 세션도 함께 출연한다고 하니, 대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어반자카파만의 섬세한 감성을 여느 때보다 풍성한 규모로 만끽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글: 황선아 강진이 박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