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그가 남긴 걸작 <햄릿>을 색다르게 재해석한 작품을 곧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나라 영국의 컬트 밴드 타이거 릴리스(Tiger Lillies)와 <햄릿>의 배경 덴마크의 극단 리퍼블리크(Republique)가 함께 만든 음악극 <햄릿>이다.
 
이번 <햄릿>은 텍스트가 아닌 음악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극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원작의 장대한 이야기 중 핵심 내용이 21개의 시퀀스로 압축됐고, 각 장면이 노래와 이미지로 펼쳐진다. 2013년 음악극 <늙은 뱃사람의 노래>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 바 있는 타이거 릴리스의 보컬 마틴 자크(Martyn Jacques)가 이번 공연을 위해 19곡의 노래를 작사/작곡했다. 그는 이야기를 이끄는 해설자이자 전지전능한 인물로서 무대에 등장해 아코디언,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이와 함께 연출가 겸 무대 디자이너 마틴 툴리니우스(Martin Tulinius)가 창조한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햄릿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의 비극을 그려낼 예정이다.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지 못하는 왕족들을 인형처럼 줄에 매달린 모습으로 표현하거나 오필리아가 죽는 장면에서 무대 위에 투사된 거대한 강물이 그녀를 통째로 집어삼키게 하는 등의 연출은 “지금껏 본 가장 아름다운 오필리아의 죽음”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 공연은 2012년 덴마크 초연 이후 영국, 스웨덴,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폴란드 등 십 수개 나라의 극장과 페스티벌에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현재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연극열전의 <햄릿-더 플레이>, 개막을 앞둔 서울시극단의 <함익>에 이어 영국과 덴마크 창작진들이 빚어낸 새로운 <햄릿>을 만나보자. 공연은 LG아트센터에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이어지며,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