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좋은 이웃’이 지난 6일 오후 2시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은 연출 구태환을 비롯해 배우 박윤희, 한윤춘, 황세원, 조하영이 무대에 올라 하이라이트 시연 및 질의응답을 가졌다.

연극 ‘좋은 이웃’은 2016 창작산실이 주목한 작품, 극단 수의 구태환 연출, 시간의 역 진행 방식 등 다양한 관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극 중 인물이 지닌 내면의 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밀과 심리를 추리해가는 과정을 역으로 풀어냈다.

 

 

연출 구태환은 “계속 시간을 거슬러가서 관계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다. 일상에서 먹고 마시고 자는 의식적인 행동이나 언어에 숨어있는 나의 무의식의 세계가 있다고 믿어봤다”고 전했다. 그는 “장면마다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있다. 성과 먹는 것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근원의 행위다.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정치적 행위도 하면서 살지만, 꼭 하지 않으며 살 수 없는 인간의 행위가 성과 먹는 것으로 생각한다.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공부해가고 탐구해가며 무의식의 세계를 펼쳐보려고 했다”고 자신만의 생각을 밝혔다.

연극 ‘좋은 이웃’은 심플한 무대가 돋보인다. 가운데 배치한 긴 식탁과 천장에 거울을 매달아 거울에 비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나게 했다. 연출 구태환은 “무대에 의미를 담고 만들었지만, 관객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줄 것이라 믿는다. 무엇이든 옳다”며 재생산될 의미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은 네 명의 배우가 서로의 이웃으로 분해 내적 갈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배우 박윤희는 심리추리극이란 무거운 연기에 대한 부담에 대해 “나이 들수록 어려운 것이 연기”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느껴서 스킨쉽이 어려웠다”며 반전의 매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신체를 많이 쓰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구하는 배우의 자세를 보였다.

 

 

배우 황세원은 시골생활에 지쳐가는 차련 역을 맡았다. 그는 “문명은 여러 옷을 껴입은 듯하다. 내면의 연기를 위해 시선과 걸음걸이, 손끝의 움직임까지 신경 썼다”며 어려웠던 연습과정을 소개했다.

배우 조아영은 18금 연극에 대한 에피소드를 털어놔 현장을 웃게 했다. 그는 “18금 연극이라 새롭게 의미를 규정한 단어가 있다. 18금 대화나 분석이 오고갈 때 음란하거나 야하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너 참 맑은 이야기를 했구나’라며 윤리적인 잣대가 없는 맑은 사람이라고 칭했다”고 전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어 그는 이웃집 남자를 탐하는 경이 역에 대해 “연출님이 무중력의 상태로 연기하라고 했다. 무중력의 상태 연기를 처음 해봤다. 이 연기를 써먹을지 모르겠지만, 인상적인 연습이었다. 여배우로서 작품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입담을 뽐냈다.

작품 속 기억나는 대사를 묻는 질문에 배우 한윤춘은 “축사 장면에서 ‘비와, 비 와요. 지나가는 비는 잠시만 피해있으면 돼요’라고 한다. 우리가 지나가는 비를 다 피하지는 않는다. 우리 안에 공존하고 있는 의식과 무의식을 공부하게 되고 새롭게 생각하게 되는 대사와 장면이다”라고 밝혔다.

연극 ‘좋은 이웃’은 ?한적한 시골 농가에 예술가 부부가 이사를 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골에 살며 문명을 접하지 못한 부부 정기와 경이는 문명을 떠나 시골 농가로 이사를 온 예술가 부부 서진과 차련 서로에게 대비를 느낀다. 작품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본능을 끌어내 현대사회에서 이웃의 진정한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룬다.

연극 ‘좋은 이웃’은 1월 7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