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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한 살인자로 변신한 구동매? 유연석 '젠틀맨스 가이드' 리뷰

작성일2018.11.14 조회수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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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오만석, 김동완, 한지상, 이규형, 서경수 등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뮤지컬 신작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이 지난 9일 막을 올렸다. 화제의 캐스팅과 함께 2014년 토니어워드 4개 부문 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이목을 끌었던 공연이다. 12일 공연장에서 만난 이 공연은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세련된 음악과 기발한 무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어울려 150분의 러닝타임 내내 객석을 왁자한 웃음으로 이끄는 수작이었다.

이 작품은 ‘온 몸의 소름이 쭉 돋는’ 광경이 펼쳐질 테니 나갈 사람은 지금 나가라는 앙상블들의 익살맞은 합창으로 시작된다. 이어 몬티 나바로 역 유연석이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홀어머니를 막 잃고 가난 속에서 ‘지렁이’ 취급을 당하며 살던 그는 자신이 명망 높은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연치 않은 계기를 발단으로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게 된다.

■ 살인자 유연석, 1인 9역 한지상의 빛나는 활약…세련된 음악도 경쾌함 더해
‘헤드윅’ 이후 1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유연석은 ‘매체 배우’라는 구분이 무색할 만큼 안정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매끄럽게 공연을 이끌었다. 청초하고 매력적인 유연석의 이미지는 온갖 살인과 사건이 벌어지면서도 발랄한 톤을 이어가는 이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또한 안정감 있는 그의 나레이션은 분주히 펼쳐지는 블랙유머 속에서 장면 사이의 톤을 잡아주고 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귀족들에게 ‘지렁이’ ‘천민’으로 불리던 몬티 나바로가 살인을 거듭하며 차차 품위와 자신감을 갖춘 청년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은 객석에 일종의 통쾌함을 안긴다.
 



수다스런 성직자, 천진한 양봉 덕후(?), 자선사업계의 대모 등 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 8명으로 번갈아 변신하는 한지상은 탄탄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탁월한 활약을 펼쳤다.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한 연기와 애드립으로 그가 등장하기만 해도 관객들이 폭소와 환호를 터뜨렸을 정도다.

몬티를 사랑하면서도 돈 많은 남자를 택했던 시벨라 역의 임소하(임혜영), 몬티를 사랑하게 된 다이스퀴스 가문의 단아한 여성 피비 역의 김아선 등의 활약도 빛났다. 두 여성 배우는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청아한 목소리로 이 작품의 음악적 매력을 풍성히 살려냈다. 삼각관계에 놓인 세 남녀, 혹은 몬티와 다이스퀴스 후계자들의 각기 다른 입장을 재치있게 배치시켜 풀어내는 경쾌한 음악은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다.
 



■ 또 다른 주인공 무대…3D 영상이 더하는 풍성한 입체감 
이 공연에서 무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장면마다 다양한 공간을 담은 3D 영상이 무대 뒷면에서 계속 각도를 달리해 펼쳐지며 작품에 풍성한 공간감과 입체감을 부여한다. 몬티의 첫 번째 희생자인 성직자가 추락사하는 장면에서는 추락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절묘한 영상이 그 자체만으로도 객석의 박수갈채를 자아냈다.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면서도 결코 심각해지거나 어두워지지 않는, 명랑한 블랙유머가 가득한 ‘젠틀맨스 가이드’는 연말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원없이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이 될 듯하다. 배우들의 개성과 개인기 역시 아쉬움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인 만큼 오만석, 김동완, 이규형, 서경수 등 다른 출연진의 무대도 궁금해진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내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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