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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집에 왔어요” 박효신 ‘러버스(LOVERS)’ 콘서트를 보는 네 가지 시선

작성일2019.07.11 조회수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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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의 세계는 넓고, 깊고, 아름다웠다.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무대 곳곳을 누비는 데뷔 20년 차 가수 박효신.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장장 4시간 20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공연하느라 엄청난 양의 땀을 흘리던 그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모습이었다. 360도 무대, 17m 높이 LED 타워 무대, 움직이는 천장 LED 스크린까지 무대에도 여느 때보다 더 큰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6월 29일부터 7월 13일까지 총 6회 공연이 열리는 그의 단독 콘서트 '박효신 라이브 2019 : 웨어 이즈 유어 러브(Where is your love?)'는 여느 때보다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7일 열린 4회차 콘서트에 참석한 기자는 네 갈래의 흐름으로 이 공연을 보았다.
 



1. 러버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다
친구, 연인, 가족, 아티스트와 팬…세상에는 수많은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 사랑과 따뜻함이 오고 가는 관계라면 ‘연인(Lover)’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콘서트는 누구보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 아티스트 박효신과 그의 팬이 3년 만에 함께 한 꿈같은 4시간이었다. 이 날 무대는 이번 콘서트에서 최초 공개된 곡 ‘연인’으로 시작했다. 이어 ‘Shine your light’, ‘원더랜드’, ‘해피투게더’, ‘별 시’, ‘I’m your friend’로 멘트 없이 노래를 이어갔다.

“3년 전 7집 앨범을 발표하고 꿈을 꾸고 그 꿈이 커져가는 걸 봤어요. 3년 동안 누군가 내 손을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거든요.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공연이 ‘lovers’이고, ‘Where is your love’ 우리의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요?라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lovers’에는 점점 삭막해져가는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그의 열망이 담겨있기도 하다.
 
“요즘 세상이 다양해지고 간편해지면서 그 마음까지도 함께 그렇게 변하는 것 같아 좀 속상했던 거 같아요. 예전에 이사 오면 떡도 나눠 먹고, 음식도 나눠 먹고, 옆집 윗집 알고 지내는데 요새는 윗집이 무섭고 옆집이 무섭고 아랫집이 무서운 시대잖아요. 차갑고 삭막해져가는 것 같은 느낌에 따뜻한 공연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 안에 본인도 모르는 따뜻함을 꺼내주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이어 박효신은 그가 출연한 자동차 광고에 삽입되었던 ‘바람이 부네요’와 ‘The Dreamer’를 불렀다.
 



2. 박효신의 20년 음악 인생을 회상하다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는 아기가 탄생해 유년기, 청소년기, 성년기, 장년기를 거치는 생애 주기를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 영상에는 박효신과 그의 어머니도 직접 출연했다. 영상 상영이 끝난 뒤 그와 절친한 음악적 동지인 정재일과 나란히 무대에 등장한 박효신. 그는 잔잔한 어쿠스틱 버전으로 ‘1991년, 찬바람이 불던 밤’과 ‘눈의 꽃’을 불렀다. ‘눈의 꽃’은 박효신에게 전환점을 마련해준 곡이라 의미가 크다. 박효신은 열창 이후 이 곡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눈의 꽃’은 제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노래예요. 데뷔하고 나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많이 고민했어요. 저 스스로는 준비가 다 되어서 나온 느낌이 아니고 좀 더 준비해서 나왔어야 했나 생각했거든요. 노래를 잘 하는데 본인 스타일이 아니란 얘기를 흘려듣기도 했죠.
 
그 때 ‘눈의 꽃’을 만났어요. 이 노래를 과거 방식으로 불렀더니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 다시 천천히 처음으로 돌아가서 연습해보기 시작했어요. 나를 보여주면서 노래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죠. 그리고 앨범을 냈더니 여러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셨어요. 헤맸던 질문에 답을 찾았고 그때부터 조금씩 더 변화가 된 거예요.”
 
무대 위에는 ‘눈의 꽃’이 발표된 2004년부터 10년 후인 2014년까지 작은 타임라인이 그려졌고, 박효신은 정재일과 함께 매년 어떤 일이 있었는지 회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해에 발표된 노래가 언급될 때 ‘추억은 사랑을 닮아’, ‘이상하다’, ‘사랑이 고프다(I promise you), ‘It’s you’ 등의 곡을 무반주로 노래하기도 했다. 팬들에게는 오늘날의 박효신이라는 아티스트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한 번에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순서가 끝난 뒤 ‘눈의 꽃’ 발표 10년 뒤에 나온 곡 ‘야생화’와 ‘겨울소리’를 연달아 불렀다.
 



3. 박효신의 향후 음악 방향을 가늠하다
앞의 무대가 지난 20년을 갈무리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어진 시간은 새로운 막을 열고 있는 박효신의 음악 향방을 예고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다시 무대 위 화면에는 박효신이 직접 출연한 영상이 송출되었다. 무대 위로 오르기 전 박효신이 우연히 게임기를 발견하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내용의 환상적인 레트로풍의 영상이 펼쳐진 것. 신곡의 분위기와 콘셉트를 확연히 암시했다.

영상이 끝난 뒤 박효신이 ‘Alice’(미발매곡)와 ‘The Castle of Zoltar’, ‘V’(미발매곡)를 연달아 열창하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무대 곳곳을 뛰어다닌 박효신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머리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새로 공개된 곡은 빠른 비트와 신나는 분위기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원래 공연 전 발표하고 싶었는데 제가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면서 커진 건 욕심밖에 없어요.(웃음) 더 완벽하려고 한다기보단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을 앨범을 만들고 싶거든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이런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이번 무대에서 새롭게 공개한 곡 ‘Alice’는 정재일이 미리 기타 녹음을 해놓은 것을 박효신이 듣고 이에 꽂혀 바로 그 자리에서 수정 후 멜로디를 완성한 노래다.
 
“신곡 ‘Alice’가 왜 앨리스인지 아세요? 위험한 나라의 앨리스예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필요 없는 건 제가 이미 이상한 나라에 있긴 하잖아요.(웃음) 찬송가 같은 곡도 하다가, 동양적인 노래도 했다가 팝 같은 노래도 했다가요. 이미 이상한 건 잘 하고 있으니까 이번엔 한 번 위험해보는 건 어떨까 싶었죠.”
 
또 하나의 신곡 ‘V’ 역시 박효신의 일상 속에서 탄생한 곡이다. 가사에는 인생에 대한 깊은 사색이 반영돼 있다.
 
“어느 날 (평소와) 똑같은 하늘을 보다가 (평소와) 똑같은 새 무리가 지나가는 모습을 봤어요. 먼 데까지 날아가 세상을 바라보고 쉬기도 하고 또 다시 열심히 날개짓해서 날아가는 모습이 꼭 우리 같았어요. 언젠가 이런 이야기들을 가사로 옮겨보리라 결심했어요. 그리고 나서 나중에 ‘V’라는 노래를 어쿠스틱 기타로 쳤는데 그 소리가 새날개짓처럼 들리는 거예요. 전에 새를 본 날 적어놓은 게 생각나 가사로 적었고 그렇게 ‘V’라는 노래가 되었어요. 우리도 새처럼 혼자 날개짓 하는 것 같지만 함께 있는 거니까 힘내고, 그럴 때 이 노래가 위로가 되었으면 해요. 그 에너지로 우리는 하루 또 내일 그 다음 날을 열심히 살아갈 의미를 충분히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4다시, ‘집’으로 돌아오다
종반을 향해 치닫는 무대. ‘Good bye’에 이어 ‘Home’이 공연됐다. 공연장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지만 헤어짐을 앞둔 연인들처럼 망설임과 안타까움의 감정이 공존했다. 박효신은 3년 만에 콘서트를 결심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이었어요.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을 끝내고 팬분들과 인사하러 나갔는데 한 팬분이 저를 보면서 “대장, 우리 집에 언제 가요?”라고 물어보셨어요. 처음엔 ‘빨리 인사하고 집에 빨리 보내달란 건가?' 생각이 잠깐 스쳤는데, 갑자기 너무 미안해졌어요. 3년 전 콘서트에서 ‘내가 돌아올 곳이 여기니까 우리 꼭 여기서 다시 만나자고’ 한 약속이 생각난 거예요.
 
그래서 뮤지컬 끝나면 쉬겠다는 마음도 쑥 들어가고 빨리 준비해서 미안한 마음을 갚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 너무 많은 생각을 했어요. 오늘 이렇게 늦게 와서 미안해요. 그래도 우리 그날의 약속대로 다시 만났고 저는 오늘 여러분들 바라보면서 깨닫는 시간이 되었어요. 나의 세상과 그리고 나의 집은 역시 여기라고.”
 
팬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박효신. 그래서인지 4시간 넘게 계속된 공연에서 무대를 360도로 둘러싼 팬을 보고자 이리저리 뛰며 노래하는 강행군을 펼쳤음에도 그는 행복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선물과도 같은 곡 ‘Gift’에 이어 이번 공연의 처음을 알린 곡 ‘연인’을 다시 부르며 4시간 20분에 걸친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한편 박효신은 오는 11일과 13일 '박효신 라이브 2019 : 웨어 이즈 유어 러브(Where is your love?)’ 공연을 단 2회 남겨두고 있다.

글: 주혜진 기자(kiwi@interpark.com)
사진: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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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수 3
  • angelle*** 2019.07.15 7일 공연을 보고와서 너무 도취되어 그 감정이 고스라니 아직까지 남아있는데 오늘 주혜진기자님의 글을 읽고나니 다시 그날로 돌아 간듯 한장면 한장면 VTR처럼 돌아가고 있네요. 일주일내내 만나는 사람마다 박효신콘서트에 갔다온 자랑응 하고 &
  • yebiy*** 2019.07.11 최고의 무대, 최고의 관객, 최고의 가수, 모든 것이 최고였던 공연 !!!
  • Dav*** 2019.07.11 7월 7일 공연을 봤던 한 사람으로서 글을 읽으니 다시 회상이 되네요. 멘트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까지도 거의 기억이 나는 럽콘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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