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원형무대로 관심을 모은 푸치니 오페라「라보엠」이 18일 오후 7시 30분 잠실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한전아츠풀센터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국내 오페라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실내 체육관 시설에서 펼쳐진다는 점, 지름 40m 크기의 대형 원형무대를 연출한다는 점 등에서「투란도트」「아이다」등 '운동장 오페라'에 이어 눈길을 끌었던 작품.

이날 출연한 소프라노 디미트라 테오도슈(미미역), 테너 페르난도 델 라 모라(로돌포역), 소프라노 전소은(무젯타역), 바리톤 실바노 카롤리(마르첼로역) 등 성악가들은 푸치니의 감미로운 아리아들을 무리없이 열창,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객석 뒤 윗편에 설치된 2개의 대형화면을 통해서는 줄곧 지휘자의 모습을 비춤으로써 출연자들이 커다른 무대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다니며 어느 방향에서든 지휘자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았던 이날 공연의 무대는 원형의 체조경기장 바닥 전체를 통틀어 세워졌다.

둥근 무대를 객석이 빙 둘러싸게 돼 있어 어느 곳에서 보건 무대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은 다른 대형 오페라들과 비교되는 장점으로 꼽힐만 했다.

하지만 보헤미안들의 구석진 다락방이 주 배경인데 비해 지나치게 큰 무대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작품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스태프들은 당초 원형 무대 한가운데 가로 18m, 세로 16m의 직사각형 무대가 따로 올라오도록 해 다락방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날 공연에서는 연출되지 않았다.

원형무대는 특별한 세트없이 깔끔하게 제작됐으나 큰 규모 때문에 많아야 5-6명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썰렁한 느낌이었고 반대로, 분주한 야외카페 분위기를 연출한 2막에서는 100여명에 달하는 엑스트라들의 동선이 이리저리 분산되는 바람에 다소 혼란스러웠다.

마지막 4막에서 주인공 미미가 숨을 거두는 장면은 주최측이 가장 공을 들여 연출한 부분.

이미 여러 프리뷰 기사나 광고 등을 통해 알려진대로, 무대 바닥과 객석에까지 '꽃무늬' 영상을 비추고 보랏빛 조명 속에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는 등의 효과로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연운영에 관련된 문제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이날 공연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주차혼잡으로 관람객 상당수가 제시간에 입장하지 못해 1막 시작 당시 객석이 텅 비는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외 관람객 질서 유지 등 전반적인 공연운영은「투란도트」「아이다」등 다른 대형공연들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였다.

출처 : 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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