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매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내왔던 배우들과 제작진이 연극 <라빠르트망>에서 멋진 앙상블을 뽐낼 예정이다.
이 작품은 1996년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가 출연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영화 <라빠르망>을 무대 위로 옮긴 것이다. 연극을 비롯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고선웅 연출의 신작이다.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동해온 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다. 여기에 최근 영화 <더 킹>으로 백상예술대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김소진과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소연, 극공작소 마방진의 조영규 등의 배우들이 참여한다.

<라빠르트망> 제작진은 지난 12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에 앞서 작품의 기획배경과 배우들을 소개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LG아트센터 정창훈 대표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원작영화보다 훌륭한 작품이 탄생되어 프랑스에 역수출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고선웅 연출, 장소영 음악감독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은 이 작품의 제작을 위해 직접 프랑스로 건너가 원작자 질 미무니 감독을 만나고 왔다.
“예전에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다시 봤을 때 마음 안에서 충동이 일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시대의 의미 있는 사랑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선웅)

동명영화와 비교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멋쩍게 웃었던 고선웅 연출은 “연극은 영화와 달리 회상의 한계가 있지만 동시간에 다른 곳을 생각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 생각, 정서를 동시성을 가지고 보여줄 수 있다. 영화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호

오지호는 원작에서 뱅상 카셀이 연기했던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주인공 막스 역을 맡았다. “서현철 배우를 통해 고선웅 연출이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극하는 배우가 아닌데 왜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지 의아해했다. 처음에는 출연을 망설였지만 연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았다"고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여기에 고선웅 연출은 “드라마를 많이 보진 않지만 그를 TV에서 봤을 때, 눈빛이 진실해보이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예전에 비해 연기가 깊어져 그 눈을 보고싶어 수소문했다. 실제로 보니 순수하고 착하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발레를 비롯 뮤지컬, 방송 등에 출연하고 있는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연인 리자 역으로 출연해 춤과 연기를 선보인다.

고선웅 연출의 팬이라는 김주원은 “무용계 전설인 최초의 한류 무용수 최승희에 대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 먼저 연출님께 러브콜을 보냈다. 어느 날 연락이 와서 너무 기뻤는데, 이 작품 이야기를 했다.(웃음) 모험을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연습하면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줘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춤을 출 때도 몸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기자라고 생각한다는 김주원은 "언어가 어떻게 무대에서 전달이 되는 궁금증이 늘 있었다. 새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 중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왼쪽부터) 김소진, 김주원

고선웅 연출이 자아가 굳건하고 미스터리 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평한 김소진은 “내가 맡은 알리스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갖고 있다. 연출님의 디렉션을 통해 알리스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있다”고 연습 과정을 전했다.

<그날들> <라카지> 등 뮤지컬 작업을 주로 해온 장소영 음악감독은 “처음 이쪽 일을 시작할 때 연극 음악으로 했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복잡한 인물 간의 관계를 음악으로써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관객들에게 독특한 느낌의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외에도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 고선웅 연출과 함께 원작을 각색했으며, 무대디자이너 오필영 등의 스태프들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라빠르트망>은 오는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