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황정민 주역, 연극 ‘오이디푸스’의 3가지 기대 포인트

작성일2018.12.12 조회수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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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을 낳은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을 타고난 남자,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비극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오이디푸스가 배우 황정민의 열연으로 다시 태어난다. 내년 1월 개막을 앞둔 ㈜샘컴퍼니의 연극 ‘오이디푸스’에서다. 얼마 전 황정민의 강렬한 아우라를 담은 캐릭터컷으로 기대를 끌었던 이 작품은 어떤 무대로 펼쳐질까. 지난 11일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작품의 3가지 기대 포인트를 전망해봤다.

‘오이디푸스’ 기대 포인트 1, ‘국민 배우’ 황정민의 변신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존재는 타이틀롤 ‘오이디푸스’로 변신할 황정민일 것이다. 그는 작년 초 연극 ‘리차드3세’를 통해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 광기 어린 악인 ‘리차드3세’를 처절하게 그려내 흥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오이디푸스’는 그가 ‘리차드3세’에 이어 또 한번 원캐스트로 주역을 맡아 이끄는 무대다.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태어난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다. 가혹한 운명과 처절한 진실 앞에서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우는 이 유명한 비극의 주인공을 ‘공작’ ‘아수라’ ‘군함도’ ‘곡성’ 등 수많은 영화로 1억 명의 관객을 만난 국민 배우 황정민이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새로운 작품에 임하는 황정민의 각오도 예사롭지 않았다. ‘리차드3세’와 관련해 “내 에너지와 관객들의 에너지가 합쳐졌을 때 너무나도 큰 행복감을 느끼는 나를 발견했다”고 회상한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관객 분들이 돈이 안 아깝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다. 저 사람이 왜 무대에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느끼시고 모든 에너지를 충분히 받아가시면 좋겠다. 보시는 분들의 머릿속에 ‘황정민의 오이디푸스’가 각인되어 나중에 친구들이나 자녀들에게도 ‘예전에 그 공연을 봤는데 너무 훌륭했다’고 하실 만큼 잘 하고 싶다”는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황정민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 속에 갇힌 오이디푸스를 통해 자신의 삶도 함께 돌아보고 있다고. 이번 작품을 연습하며 "인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그는 “나는 어떤 운명을 가졌길래 지금까지 이 직업을 떨치지 못하고 수많은 못된 댓글 속에서 배우로서 살고 있나, 내가 정말 좋은 배우인가, 잘 하고 있나를 자문자답하게 된다. 그런 부분이 이 작품과 서로 맞닿는 면이 있다. 한낱 인간이 운명에 의해 얼마나 간사하게 움직여지는지, 그걸 딛고 일어나는 인간은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고 말했다. 이미 작품에 푹 빠져든 듯한 그의 이야기는 장차 무대에서 완성될 황정민의 오이디푸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왼쪽부터)배우 정은혜, 최수형, 배해선, 황정민, 남명렬, 박은석, 서재형 연출

‘오이디푸스’ 기대 포인트 2, 원캐스트로 무대 이끌 실력파 배우들
황정민과 함께 호흡을 맞출 다른 배우들의 탄탄한 존재감 역시 ‘오이디푸스’의 기대 포인트다.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해온 배해선이 오이디푸스의 어머니 이오카스테로 분해 뮤지컬 ‘의형제’(1998) 이후 20년 만에 황정민과 호흡을 맞추고, 남명렬이 진실을 찾는 오이디푸스를 양치기에게 안내하는 코린토스의 사자로 분해 극의 한 축을 이끌 예정이다.

이오카스테의 남동생이자 오이디푸스의 삼촌 크레온은 ‘노트르담 드 파리’의 최수형이, 극의 전반을 이끄는 코러스 장 역은 ‘레드북’의 박은석이, 오이디푸스의 신탁을 확인시키는 고명한 예언자 테레시아스는 국립창극단 출신으로 지난해 연극 ‘리차드3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은혜가 연기하며, 이밖에도 극단 ‘죽도록 달린다’의 배우들 등이 전원 원캐스트로 공연에 출연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은 공연에 임하는 각별한 소감을 밝혔다. 배해선은 황정민과 1998년 함께 공연했던 뮤지컬 ‘의형제’를 돌아보며 “당시 어린 후배를 많이 돕고 독려해주던 잊을 수 없는 선배였는데, 이번에 호흡 맞출 수 있어서 너무 긴장되고 기대된다. 과연 이 작품과 역할에 얼마나 몰입해서 뛰어들 수 있을지가 내게는 새로운 모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1995년 이오카스테 역으로 연극 ‘오이디푸스’에 출연한 적이 있는 남명렬은 “고전이 끝없이 새롭게 변주되고 재공연된다는 것이 연극만의 매력 중 하나다. 오로지 배우 스스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르라 더 어렵고, 그만큼 희열이 있다”며 새로운 역할로의 변신에 대해 설렘을 표했다.

‘리차드3세’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황정민과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정은혜는 “선배님의 ‘리차드3세’를 지켜보며 매순간 경이로웠고, 저 분이 한 땀 한 땀 엮어갈 때 나도 잘 해서 좋은 어시스턴트, 좋은 배우가 되자고 다짐했었다. 나를 연극 무대에 세워주신 연출님과 제작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도 전력질주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오이디푸스’ 기대 포인트 3, 서재형 연출이 이끄는 무대
서재형 연출이 소포클레스의 고전을 어떻게 재탄생시킬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리차드3세’, ‘메피스토’, ‘왕세자 실종사건’, ‘주홍글씨’ 등을 통해 섬세하고 강렬한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다.
 

"’리차드3세’를 할 때 황정민 배우의 일상생활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언젠가 같이 비극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운명처럼 기회가 닿았다”며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밝힌 서재형 연출은 “운명에 휩쓸려 살아가지는 게 인생일 수도 있지만, 어려워도 다시 딛고 일어나는 게 인간이지 않을까. (오이디푸스가) 힘든 일을 겪고 다시 일어나는 그 순간을 소박하고 담담하고 두껍게 그려내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제11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자인 한아름 작가를 비롯해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등 실력파 창작진도 서 연출과 함께 공연을 준비 중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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