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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의 내용을 아는 사람이 보면 재미가 더 배가 되었을 거 같숩니다.
햄릿을 판소리로 풀어내는 색다른 작품. 구수한 사투리도 특색있고 좋은 관람이었습니다.

EBSlang 이벤트로 당첨되어서 어머니와 같이 관람하고 왔습니다. 판소리 공연을 보는 게 처음이라 많이 어색할 것 같았는데 공연은 정말 멋졌습니다. 네 명이나 되는 햄릿이 똑같은 옷을 입고 나타나서 초반에는 조금 혼란스럽게 봤는데 금방 눈에 익어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햄릿 외의 등장인물들로 전환되는 부분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원작 대본의 주요 부분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색채를 입힌 대사들 덕분에 두 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나 열연을 하시는지 햄릿의 대사가 사투리인 것도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음향 역시 무대 한켠에서 다양한 효과음을 내 주시는 분이 계셨는데, 배경 음악과 어우러져서 멋있었고, 달을 배경으로 하는 환상적인 조명도 극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데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습니다. 네 명으로 분리되어 진행되는 내적 갈등에서부터 한 명의 햄릿으로 긴박하게 전개되는 클라이막스까지 어느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전반적인 감상이 ''이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어울리다니 신기하다!''입니다. 흔히 한국의 전통적 판소리에는 해학의 미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희극적인 형태의 비극인 햄릿과 잘 어울릴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친구분들과 공연을 한 번 더 보고 오셨습니다. 햄릿 외의 다른 작품으로도 보게 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작년에 다른 햄릿공연을 봤는데, 심지어 영국에서 매우 유명한 극단의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재밌게 보지는 못했던 거 같습니다. 주제가 주제인지라 어쩔 수는 없는 거 같긴 합니다. 굉장히 서술적 표현이 많다보니, 영국극단 버전에서 이해못했던 부분이 이 극을 보고 이해 되는 부분도 있었고, 이극만 보면 이해 안될 부분이 영국극단 공연을 봐서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공연 자체는 정말 참신하고 햄릿이 아닌 다른 내용에 접목하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판소리 극이라 궁금해서 가봤는데, 배우들 기량도 훌륭하고, 극 자체도 잘 만든 편이지만,
휴식시간 없이 장시간에 걸친 공연이고, 너무 서술적인 표현이 많아서 지루한 측면이 많았습니다.
자를 부분은 자르고 해서 좀 더 짧게 극을 만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