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김경아의 피리세계 시선(視線) ［김경아의 피리세계 2012-2021］는 김경아가 연주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음악적으로 꾸준히 성장, 도약함과 동시에 집중적이고 계획적으로 피리 음악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2012년도부터 추진하고 있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이다. 그녀의 눈길이 닿는 곳, 모든 것이 음악이 된다! 후반기로 접어든 ［2017 김경아의 피리세계］표제는 시선(視線)이다. 피리를 바라보는 작곡가의 시선, 작품을 바라보는 연주자의 시선, 기리고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까지…. 그 시선들의 차이와 만남 악기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와 깊은 통찰 그리고..

(1) 淸算 (이상규, 1978)
山은 급할 것이 없고 바쁠 것도 없다.
山은 시기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山은 늘 넉넉히 그렇게 서 있다.
이러한 山의 모습과 육성을 피리로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3부분으로 된 느린 속도의 무정형 선율로 연주되면서 3번의 전조가 되었다가 원래의 조로 음악을 맺는다

(2) 몽유도원도 (박경훈, 2012)
안평대군은 자신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의 모습을 안견에게 그림으로 그리도록 했고, 그 그림이 조선시대의 가장 귀한 그림으로 일컬어지는 몽유도원도이다. 이 그림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으나 이 곡에서는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모습의 몽유도원도를 그려보고자 했다. 그림을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을 피리곡으로 그려본 세 곡의 모음곡이며 12현 가야금과 함께 연주된다. 제 1곡 ‘안평대군의 시선’, 제 2곡 ‘안견의 시선’, 제 3곡 ‘현대인의 시선’으로 구성되었다.

(3) 마지막 잎새 (박경훈, 위촉 초연)
한 번도 걸작을 남기지 못한 어느 노화가가 세찬 비바람이 불던 밤, 벽돌 담벽에 잎새 하나를 그리고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다. 노인의 집 윗 층에서 병을 앓고 있던 소녀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지만, 떨어지지 않는 잎새를 바라보며, 점차 병에서 회복되어 간다. 노인의 마지막 그림이 소녀에게 희망과 생명이 된 것이다. 오헨리의 감동적인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의 내용을 음악으로 그려본 피리 독주곡이다. 긴 여운이 느껴지는 피리 특유의 서정적인 음색을 최대한 살려 소설의 내용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그려보고자 했다.

(4) 금강전도 (도날드 워맥, 위촉 초연)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 금강전도의 모남과 세밀함은 보는 이가 마치 그림 속의 산세를 탐험하는 것과 같이 느껴지게 하는데 이 곡 또한 그와 비슷한 인상을 준다. 느리고 생각에 잠긴 듯이 시작하는데 이는 마치 산으로 향하는 것을 주저하는 누군가가 첫 발을 내딛기에 앞서 산길을 탐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점차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는 산 위로 올라간다. 연달은 작은 봉우리들을 지나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산행이 시작된다. 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음악의 긴장감은 산의 정점에 다다를 때까지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 후 음악은 점차적으로 하강하게 된다. ＇산길을 탐색한다’라는 도입부의 아이디어는 마지막 부분에 다시 한 번 등장한다. 허나 이는 이미 한번 산세를 경험한 후 다른 관점에서 산길을 ‘관조’하는 것이다.

(5) SOLO 피리를 위한 소릿사이 (김성국, 위촉 초연)
이 곡의 제목인 ‘소릿사이’는 시간을 의미하는 소리체계와 공간을 의미하는 사이의 합성어이다. 특정한 공간속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상상하였고, 발생된 소리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 안에서 변화하는 것을 상상하여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그러한 주제 요소들이 점점 음악적 방법이 다양하게 적용됨으로 변화하고 음악화 되는 현상을 피리와 대아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