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부응한 60분. 다른 생각을 들지 못하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3일 공연이라 한번만 봐서 아쉬웠습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넌 감동이었어~~

처음 무용 공연을 봤더니 생각 보다 재밌고 아름답네요~! 배우들이 멋지고 의상도 화려하고 진짜 대단해요~~ 다시 한번 무용을 보고 싶어요!

향연도 기대할게요!!

묵향, 사군자(四君子)를 흰 종이에 붓으로 먹을 입혀 사뿐사뿐 춤을 춘다.

[매화]
“지조와 절개, 어려움, 기쁨, 사랑, 연민, 그리움, 분노, 생명, 욕망…매화 하나에 이토록 다양한 생각을 담을 수 있을까?”

매화는 조선의 선비들이 가장 좋아했던 꽃이다. 그래서 매화에 숱한 사상과 삶을 투영시켰다. 시대의 흐름이나 인간적인 삶의 역동성을 작은 꽃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매화에 담겨있던 가치는 그림을 감상하는 수준을 넘어 먹는 지경까지 이른다. 선비들은 매실로 술을 담궈 먹거나 매실청을 음료로 마셨다. 보는 것과 먹는 것 중에서 먹는 것이 더 본능적이다.
그래서 지켜야 할 지조와 절개, 선비들이 사라진 현대에는 매실주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이다.
매실주가 이토록 마시고 싶은 적이 없을 정도로 춤에 넋을 보고 있노라니 옆 좌석의 노장은 일어나지 않을 뿐 벌써 서무에 이어 양손을 벌리고 함께 추고 있지 않은가?

[난초]
“고서 몇 권과 술 한 병, 그리고 난초 두서너 분이면 삼공(三公)이 부럽지 않다”

옛 선인이 하던 말이 떠오른다.
난초의 아름다움은 꽃이다. 난초에서 피어난 꽃이 가장 아름다우며 그 난초꽃을 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책과 술로 기다림을 가졌던가?
춘향뎐의 사랑가 소리가 춤으로 표현되는 듯 수줍은 봉우리에 나비인 듯 벌인 듯 아니면 종달새가 목을 축이고자 샘물을 마시러 왔다가 옹달샘 옆 난초의 꽃에 반하여 사랑가라도 부르는가 보다.......

[국화]
“서리를 견디는 자태 외려 봄꽃보다 나은데 삼추를 지나고도 떨기에서 떠날 줄 모르네.”
“꽃 중에서 오직 너만이 굳은 절개 지키니 함부로 꺾어서 술자리에 보내지 마오.”

봄꽃도 많고 아름다움 꽃들도 많은데 국화를 왜 선비들이 좋아 했을까?
계절의 마지막에 피는 꽃이라서 그렇다. 봄의 따스함도 여름의 강렬함도 아닌 첫서리에 피고 첫 눈 오기 전에 지는 마지막 꽃이라 옛 선인들은 술잔에 띄워 술잔을 기울이며 인고의 시간을 고매한 선비의 마음을 달래주었을 춤사위는 어서 끝나기만 고대하는 심정이다.
오늘 같은날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날도 쌀쌀함에 춥기까지 하니 매화주한잔으로 야심을 달래고 싶다.

[죽]
대나무의 곧은 심성과 대나무 끝에 달린 잎사귀에 그 어느 추위와 강풍이 몰아쳐도 단지 휘어지는 한이 있어도 부러지는 법은 없다.
춤사위는 매화, 난초, 국화의 모든 따스함과 사랑 그리고 인고에 대한 득도한 춤과도 같다.
우리의 삶이 비록 험난한 파도와 같다고는 하나 이 춤에선 그 어떤 고뇌도 곧은 대나무의 힘차게 뻗은 기상은 자신을 나타내는 고귀함으로 나타내는 것 같다.

사군자 속에 희노애락이 숨을 쉬는 것 같다. 춤사위는 더욱 깊은 울림과 가야금에 바이올린은 마치 도포자락과 치맛자락이 어울러 지는 듯, 붓에 묻혀 내 가슴속 빈 공간을 찾아 하나하나 그려나간다. 그토록 낙서가 많은 내 가슴속에서 어디서 그런 빈 공간을 찾았나 싶다.

이 밤 매실주, 국화주, 죽통주를 어렵게 구하고 도로변 국화꽃 몇 송이 편취하여 지인의 집에 있는 난초를 보며 술잔 속에 국화잎을 띄워 선비흉내라도 내듯이 그저 웃고 떠들며 [묵향]의 그윽한 향기에 취하니 잠시나마 삶의 찌든 때가 씻겨나가듯이 삶이 이토록 즐겁게 느껴진다.


"춤과 의상, 무대까지 모든 것이 아름다운 작품”
-2016년 2월 홍콩예술축제의 총감독 티사 호

"현대와 전통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작품”
-2016년 6월 프랑스 리옹의 유서 깊은 축제인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 예술감독 도미니크 들로름)

"우아함과 기술적 기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춤”
-프랑스 주간지 ‘텔레라마’)

*2017년 11월에는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의 메인공연으로 초청되어 한국의 미를 세계무대에 알릴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