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공연이었다... 장장 4시간반 동안 관객을 빨아들이는 연희단거리패의 파워는 정말 '놀랍다'. 한 명, 한 명 배우들의 호흡은 서로, 너무나 정교하게 맞아들어가고, 더함도 덜함도 없이, 있어야 할 인물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정확히 대사를 주고받았다.

끊임없이 신랄한 대사를 쏟아내는 '남전'의 날카로운 지성, 좁게 뚫린 창문으로 뱀처럼 머리를 쳐들며 당장이라도 뛰쳐나와 어진을 구타할 것 같은 '우출'- 그가 등장할 때마다 객석에 있는 관객조차 딱딱하게 굳은 채로,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예~'라고 느리게 답하거나, 질문에 짧게 답하며 침묵 속에 텃밭을 돌보는 '어진네'...이 세 등장인물중에서 가장 적게 말하는 '어진네'에게서 가장 깊은 울림이 전해졌다. '말함'보다 '말하지 않음'이 관객에게 더 크게 외치고, 더 깊이 슬퍼하게 했다. 특히, 연극의 마지막에서 마치 영화의 멈춰진 장면같던 '어진네'의 표정과 연기는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장장 4시간 40분동안
눈을 뗄수 없던 공연이었습니다...

이윤택 연출가 작품이라서 선택했는데, 주요 연극상을 받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쉬는 시간 20분씩 2번, 그래서 총 4시간 45분 동안 쉬지않고 연극이 진행됐는데
연극배우들의 호연과 잘짜여진 연출, 무엇보다도 아주 좋은 대본이 다 조화를 이루어 재미나게 연극을 볼 수 있었어요,,
작년 공연 때와 다르게 약간 첨가된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연극의 진행과 흐름을 방해하는 거 같아 아쉬웠어요,,
올해 제 돈 내고 보는 연극이 처음이었지만, 3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아주 좋은 그리고 재미난 연극이여서 내년에도 또 보려 가려고 합니다..
거의 5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연극에 빠져들어가 내 자신이 주인공과 일체가 되는 느낌이 들었고, 여자주인공 배우(김소희)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어요..
아무튼 재밌고 신나고 그리고 어둡지만 감동적인 작품이었어요...

관객석에 앉아있는 저도
무대에서 쉼없는 배우들도 그랬겠지요
마지막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순간들인 4시간 반이상을
진실하게 살아준 배우들에게 감동받아 왈칵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조명도 무대도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하나도 안졸렸어요 이게 작품의 힘인가요?^^

공연 시간만 4시간 30분 이상이라 과연 끝까지 잘 보고 나올지 걱정했었는데.
무지 무지 잘 보고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