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작품을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다양한 연출로 표현을 했단 생각이 드네요. 적은 예산이었을텐데 세트며 소품이며 의상이며 모두 기억에 남을 정도니까요. 다만 의도한 부분이겠지만 참치캔이나 박카스 같은 부분은 부조리극일지라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표현의 방식을 좀 다르게 했더라면 더 재밌고 괴리감 느껴지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거칠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뒷장면의 씁쓸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앞에서 좀 더 분위기를 풀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열심히 준비한 게 보여 보는내내 그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기분 좋은 극이었습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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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머무른곳은 경찰과 배고픔의 제한적인모습.
뽀뽀를하면 호떡의 맛을 느끼는 색다름.

지금 죽어버리면 춥지도않고, 슬프지도않는 사연이된다.
그것이 행복이라면 함께해야하는가.

서투른 삶이지만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한가함이 공존하는 그곳.
크리스피도넛, 난로, 설렁탕, 참치캔..
그런 작은 욕심의 바램들.

그곳에 세발자전거는 그들의 희망이고 전부가된다.
마치 모든세상을 만지는 무지개빛의 매직카펫처럼 다가왔다.

유별나게 더러운날은 그들의 매력은 더욱 발산되는것인가.
그들에게도 야망이있듯 그들만의 최면은 시작된다.
서로가 매력이있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냄새나는건 참지못하는 관계.

사람들에겐 원하는게 있듯 그것을 찾고자하는 노력.
같은 공간에 살면서 누군가는 절망만 또다른이는 희망만 생각함을 옅볼수 있었다.

하나의 욕심을위해 노력했던 결과는 단순하고 현명했지만, 결과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단지 본능이었음을 이해하고싶다.

멀리서보기엔 때론 유치한 대화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이고 자존심이었다.

경찰의 말을 알아들을수없는 위엄이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밖에없는 분위기로 다가왔다.
어쩌면 아니길 바램의 의심속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들의 결론은 차가운 겨울, 차가운 은팔찌의 모습이 더욱 힘겹게보여졌다.

...

마치 거리유랑단공연을 보는듯하였다.

예상치못한 전개과 눈물콧물의 열연으로 소극장을 가득채워주었다.

연말공연에 더욱 어울릴것같은 생각이들었다.

생각외로 재밌었어요. 몰입해서 봤구요.
성북구민과 성신여대생들은 무료라고 하니 보셔도 재밌을꺼에요.
웃긴내용도 나오고 연기도 무척잘해요.

솔직히 뒷 끝이 그리 유쾌한 연극은 아니다. 프랑스 예술영화를 보고 났을 때 남는 그 끈적하고 찝찝한 여운이 남는 연극이다.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보고 나서 멍하니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순간이 떠오르는 연극이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프랑스작가라서 그런가. ‘도대체 뭔 소리를 하고 싶은거야.’ ‘쟨 도대체 왜 저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정상의 범위에서 벗어나 보이는 극중 인물들의 행동들과 말들에 정신이 없다. 그들을 순수해 보이면서도 영악하고, 살인을 저지를 만큼 잔혹해질 수도 있다. 가지고 있던 도덕적 기준이 무너지고 뒤죽박죽이 되어 머리를 아프게 한다.


하지만 이건 어쩌면 선과 악이 제법 명확히 나누어져 있고 뚜렷한 결말을 가지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져서 이런 선인지 악인지 구별이 힘들고 뜨뜨미지근한 결말을 가진 이야기들이 답답하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아마 후자에 가까울 텐데 말이다. 선과 악의 기준이 흐릿해지고 그 경계를 넘나드는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마 사회가 정한 그 기준이란 걸 배워볼 기회도 가지지 못하는 끄리만도(#안보리), 아빨(#박현승), 미타(#이다정), 멜로디언 할아버지(#서연성)과 같은 사회 밑바닥 사람들.


‘아라발의 작품은 순진한 유아(幼兒)의 혼을 가진 인간을 에워싸는 잔학(殘虐)과 도착(倒錯)으로 가득 찬 부조리의 세계를, 유머와 사디즘과 몽상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묘사하는 데에 특색이 있다. 그들 작품에서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혼(魂)의 희생이 잔혹하게 그려져 있다.’


가난에 쫓겨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끄리만도와 아빨은 순수했던 혼을 희생당한 이 사회의 피해자인가. 그 살인을 큰 잘못이라고 인식조차 못하고, 잡혀가 사형을 당할 끄리만도와 아빨에 대한 동정심보다 그 자신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에 더 기뻐하는 미타나 멜로디언 할아버지 역시 순수한 혼이 파괴당한 희생자일까? 순수한 그들을 잔인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문득 터키에서 만난 소매치기 집시 아이가 생각난다. 내가 그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 아이는 한 없이 순수하고 착한 아이였다. 하지만 내가 그 아이와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지는 모습을 본 현지인 친구는 그런 아이들은 소매치기를 하는 아이들이니 말을 섞지 말라고 했었다. 다행히 나는 잃어버린 것이 없었지만 그렇게 해맑은 아이에게 내가 상상 할 수 없는 모습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었다. 그 아이와 같이 가난에 쫓겨 소매치기를 하는 아이들은 소매치기 대상에게 개인적인 악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돈을 벌어야 하고, 세상이 자신에게 딱히 친절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도 세상에 친절하게 살아야 한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이, 끄리만도와 그의 일행이 그렇게 된 것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뭐 이 정도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여전히 난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좋다. 그리고 부조리한 현실에 그대로 무너진 모습보다 이겨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내가 꿈 꿀 수 없는 저 깊은 밑바닥까지 떨어져보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이려나?


마지막으로 제목으로까지 사용 된 세발자전거의 상징적 의미가 명쾌하게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내 이해력이 딸리는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누가 쉽게 설명해준다면 참 좋을텐데.


언젠가는 나의 배고픔을 해결해 줄 것 같은, 그리고 타고 있는 순간 잠시라도 불행을 잊게 해 주는 그들의 단 하나의 희망이었을까?

아무튼 연기가 살짝 거친 느낌이긴 했지만, 쉽게 전달되기 힘든 이야기를 전달하려 열정을 다해 고군분투한 배우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이만 후기를 마친다.

부드럽고 촉촉하게 조리했다 누구라도 꿀꺽하고 삼킬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