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근, 도광계, 와카스기 미쓰오 감독이 연출한 한-홍 최초의 합작 영화인 〈이국정원〉은 오랫동안 필름이 유실된 상태였다. 다행히 홍콩에서 35mm 프린트를 찾았지만 이미 사운드는 소실되고 영상도 심히 훼손된 상태였다. 하지만 2014년, ＇라이브 더빙 쇼＇라는 컨셉의 전계수감독 연출로 다시 태어난 〈이국정원〉은 배우들과 뮤지션들의 라이브더빙으로 사운드를 되살리고 사라진 영상을 무대 공연으로 채움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고전과 현대적 재해석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다.

어린시절 헤어진 중국인 어머니를 찾기 위해 홍콩에 온 한국인 작곡가 김수평은 아름다운 홍콩 가수 방음과 사랑에 빠진다.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다. 사실 방음의 어머니 빙심은 젊은 시절 한국사람과 결혼해 남매를 낳았지만 어떤 사정 때문에 딸만 데리고 홍콩으로 건너왔던 것이다. 빙심은 수평과 방음이 어쩌면 어린 시절 헤어진 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