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조건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속이는 것까지 알고 믿어야 되는 것일까.
주변에 믿음이 가는 친구를 찾기는 참으로 어렵다. 서로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의 형성은 변화한다. 결과적으로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며, 그 가운데 우리는 비밀이라는 마음의 공간을 마련한다. 죽마고우인 친구관계인 창수와 두만도 서로의 약점을 알고 있고, 그것을 이용한다. 서로 믿는다고 하면서도 두만은 창수에게 시계에 위치 추적기를 설치하며 그를 감독한다. 창수는 아림을 지키기 위해 두만이에게 거짓말을 한다.
창수와 두만 친구관계에 아림의 존재는 갈등의 요소로 작용한다. 아림이를 사랑하게 되는 창수 앞에, 돈을 위해서는 아림이를 죽여야 하는 두만. 모든 관계에 있어 우리는 선택에 직면한다. 그 선택의 결과는 바람직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나를 둘러싼 관계를 정리해보고, 그 관계속에서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 선택이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지 다시 되돌아본다.
창수는 아림이가 만약 바람을 피운 여자였다면 살인을 하는데 동의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여기서는 두만이가 창수에게 아림은 바람 피운 여자이니 죽여도 된다고 거짓말을 하였고, 그 거짓말을 들은 창수는 살인에 대하여 거절하지 않는다. 창수는 아림이를 진정으로 사랑한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인지. 창수는 과연 착한 사람인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면모가 있었던 것인가.

<창수> 는 극단그림일기 의 시리즈 로 아싸, 두만이 태만이 에 이어 3번째 드라마 극이다. 스토리 구성은 보통의 느와르 같은 클리셰가 있으나 무난한 편이다. 두만 역의 곽두환 배우의 연기가 돋보인다. 악역으로 거칠면서도, 친구를 위한 마음의 양면성을 보여주기도 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무대연출이 영화 같은 느낌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기대 안하고 보러갔는데 자유석이고 내용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배우분들이 연기도 잘하시더라구요. 지루하지 않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나게 잘 봤어요.

친구가 초대권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관람일시 : 11.20)
연극을 종종 보고, 별로라고 생각해도 후기를 남기지는 않는 편인데 배우 겸 연출이신 분께서 정말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 고민끝에 후기를 써봅니다.
니가 뭔데 이런 태도로 후기를 쓰냐고 하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지만 솔직한 평을 전하는 것 또한 관객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연출님과 배우님들에게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이기도 합니다.
(연출님의 다른 작품인 "두만이, 태만이"도 보았었습니다. 그때 두만역은 연출님이 아니고 어제 창수역을 하신 배우분이 하신 회차를 보았습니다. )

1. 올드하다
스토리도 올드하고,,, 억지로 뭔가 서사를 부여하려한다는 느낌을 "두만이, 태만이" 때부터 느꼈습니다. "창수"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과거나 관계, 캐릭터를 드러내는 것이 연극,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지만 캐릭터나, 스토리가 너무 올드합니다... 소주를 마시면서 두 사람이 대화하는 초반 장면에서 보육원, 경찰대학 이런 것들이 너무 진부해요... 연결이 자연스럽지도 않고 억지로 서사를 부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TMI : 경찰대학은 등록금이 없습니다... 나라에서 용돈도 주고 컴퓨터도 줍니다..)

그림 그리는 장면에서 아림(공포연극 "자취"에서 뵈었던 배우님이라 반가웠습니다)과 창수가 대화할때 아림이 창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이 "네?"라고 반문하는 부분이 3번 있었는데 1번이야 이해하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계속 반복되다보니 ‘저 여자는 왜 말귀를 저렇게 못 알아듣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살짝 짜증이...)

가을 어쩌고 둘이 나누는 대화도 서정적인 느낌을 주려고 대사를 그렇게 쓰신 것 같은데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아 실소가 나왔습니다.

특정 상황에서의 대화도 필요 이상으로 길어서 솔직히 지루했습니다. 길어도 충분히 흥미로울수 있는데 대화의 대사들이 그냥 멋지게 보일려고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니가 평소에 짧은 대사의 흥미 위주 연극만 봐서 그런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능길삼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밑바닥에서 등등 긴 대사가 있는 연극들을 보았지만 그때는 지루하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2. 캐릭터의 일관성이 없어보인다
창수는 초반에는 두부 먹는 장면에서는 두만이 같아보이다가, 뒤로 갈수록 뭔가 순수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게 같은 캐릭터인가 싶습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냥 등신 같아요) 심경의 변화라고 주장하실지 모르겠지만 억지스럽다고 느꼈습니다.

두만이가 창수를 그렇게 아끼는데 돈 2억 때문에 아예 딴 사람이 되고 창수에게 같이 하길 강요하는 게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3. 연출님의 연기...
능글능글한 연기는 잘하시는 것 같은데 감정의 변화가 일어날때 전환이 많이 어색하다고 느꼈습니다.
소주 마시는 장면에서 웃으면서 능글맞게 이야길 하다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는데 그게 자연스럽지 않고 "저 사람이 왜 갑자기 급발진 하고 난리" 이렇게 느껴졌어요. 스스로 "나는 연기를 잘해"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4. 지인으로 추정되는 관객분들의 태도...
이건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문제는 아닌데요, 두만이, 태만이 때도 그렇고 지인들이 관극하러 많이들 오신 것 같은데 과한 리액션은 일반관객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제 두번째줄 가운데(통로 바로 옆 좌석)에 앉아계시던 중년여성분... 배우님의 가족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과한 리액션을 보이시던데(일반 팬이라면 죄송합니다, 웃기지도 않는 장면에서 창수가 대사만 하면 계속 크게 웃으셔서 상당히 거슬렸어요) 일반관객 입장에서 봤을땐 극에 대한 반감만 생기는 것 같습니다.

관람이 끝나고 귀가하면서 연출님에 대한 기사도 검색해보았습니다. 꾸준히, 열심히 하시는 태도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 높이 평가합니다. 그래서 괜히 열심히 하시는 분에게 공짜초대권으로 본 내가 무슨 평가를 하겠나 싶다가..연출님이 어려울 때는 시흥에서 떡볶이 포장마차 하시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는 기사를 보고 솔직한 평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출님 나이에 비해 성숙한 사회비판의식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더 발전된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래도 열린결말이라 믿어도 되나요? 그리고 ''창수''에 비중이라던가 좀더 스토리가 보였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오늘도 열연하신배우님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