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아버지의 복수를 한 엘렉트라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평생 자유로울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오페라 너무 감동 깊게 잘 보았습니다.

꼭 가보세요

오페라 관람 전 설명회 참석 후 오페라의 이해가 좀 더 되었다. 잘 보았습니다

살가운 딸이라고는 할 수 없는 전형적인 K-장녀입니다.
건강 문제로 퇴직하신 후 어머니께서 그간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강습을 듣고, 또 배우고 계십니다. 그중 하나가 오페라에 관한 이론 수업이었는데, 몇 주에 걸친 수업에서 신선한 즐거움을 느끼셨는지 오페라에는 관심도 없는 무뚝뚝한 저를 잡고 몇 번이고 오페라 이야기를 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진작에 이런 문화 체험을 시켜드릴 것을 하는 자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매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한다는 사실이 떠올라 어머니께 오페라 프로그램 목록을 보내드리니 정말 좋아하시면서 딱 ''''엘렉트라''''를 꼽으셨어요. 외국 배우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으셨나 봐요. ''''비싼데 너 혼자 가서 봐도 되는데..'''' 라고 하시면서도 미리 공연날 입을 옷도 고르고 엘렉트라의 줄거리도 찾아보시고 들뜬 소녀같은 어머니의 모습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공연 당일에는 미리 가서 굿즈도 살펴보시고, 처음에는 너무 비싸다며 아무 것도 사지 않겠다고 하시더니 제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계속 들여다보셨는지 제가 손을 씻고 돌아오자마자 ''''오페라 글라스는 한 번 더 보자. 예쁘더라.'''' 라고 저를 끌고 또 굿즈 판매 코너로 가셨어요. ''''예쁘네. 사자!'''' 하고 바로 엄카찬스가 아닌 딸카찬스!
오페라 이론 강사님께서 추천해주신 2층 맨 앞 가운데 자리에서 오케스트라의 소리도 웅장하게 듣고, 오페라 글라스 덕분에 배우들 얼굴도 잘 보고, 어렵지만 그래도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의 오페라를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대구에 이런 멋진 축제가 매년 열린다는건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들어간 결과겠지요? 내년에 있을 축제도 기대가 됩니다. 어머니와의 즐거운 데이트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악가들이 등장할 때 마다 각자 캐릭터에 찰떡인 목소리라 재밌었습니다. 다음에 이 오페라를 좀 더 알아본 뒤에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