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세계 탑 클래스''라는 표현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클래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자주 접할 기회도 없었던 사람이 느끼기에도 사라 장의 바이올린은 압도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첫 곡 비탈리의 샤콘느를 연주할 때에는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과,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눈깜빡이는 것조차 잊어버릴 만큼 선율속으로 빨려들었고, 곡이 끝날 즈음에는 거의 울 지경이 되었습니다. 두 번재 곡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나 세 번째 곡 지선상의 아리아는 워낙 익숙하고 대중적인 선곡인 만큼 부담없이 들을 수 있겠다. 싶었지만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평소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찌개와 세계적인 요리 장인이 끓인 김치찌개가 얼마나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지, 이렇게 익숙하고 조금은 흔한 곡을 연주하고 해석함에 있어서 사람을 이렇게 까지 몰입시킬 수 있는지,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곡은 그야말로 절정.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소리를 뿜어낸다는 느낌이 들 만큼, 열과 성을 다해 공연에 몰입하는 사라장을 보면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연주하면, 저대로 죽어버리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격정적이고 감성 넘치는 공연이었습니다.
정해진 네 곡을 끝내고도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소리에 응답해 무려 네 곡이나 앵콜을 들려줄 만큼 무대매너도 좋았습니다. 총 여덟 곡 이상을 연주하면서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공연 후반부로 갈 수록 더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과 여건만 허락한다면 다음주에 있을 서울 공연에 또 한번 가고 싶을 정도로, 두 시간 여의 시간동안 감정을 쥐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그야말로 ''탑 클래스''의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