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미성이다, 천상의 목소리다, 하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많이 들었지만 기회가 없어 듣지 못하던 차에 가까운 공연장에 빈소년합창단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예매!
다행히 비교적 일찍 예매한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어요. 10살에서 13살의 깜찍한 아이들이 무대에 등장할 땐 너무 귀여워서 소릴 지를뻔 했고, 노래를 시작했을 땐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눈물이 나올것 같았어요.
어른들의 웅장하고, 엄숙한 어쩐지 정형화 되어있는 듯도 한 합창 공연과는 다르게 공연 도중 뺨을 긁는 아이, 다른 곳을 쳐다보는 아이, 재채기나 하품을 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산만하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이 돋보이는 것 같아 너무나 귀여웠고, 저렇게 어린 아이들이 한목소리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까 생각하니 대견한 마음도 들었어요. 한편으론 나도 저기에 끼어서 같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집에가서 합창 동호회를 알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비슷한 나이인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공연을 본다면 꿈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직 못보신 분이 있다면 강추!

이것 들었으면 가을 오케이~란 느낌

찬바람 불기 시작한 시월, 기분좋게 서늘한 가을 저녁에 멀리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온 어여쁜 천사들을 만났다. 부산 공연이 우리 집과 아주 가까운 금정문화회관이라니.. 마치 내집에 손님이 오는 것처럼 설레었다. 정보를 좀 늦게 접하여 공연장 좌석이 몇 개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구한 나의 자리는 가장 앞자리 우측 끝이었다. 잘 보일까? 제대로 들릴까? 걱정 속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그 모든 우려는 기우였다.
시력이 그리 좋지 않은 내가 중앙이나 뒤쪽에 앉았다면 볼 수 없었을 아이들 얼굴 표정 하나하나, 지휘자의 비밀스러운 손짓도 잘 보일뿐만 아니라, 청아한 고음에 묻혀 존재감이 덜할 수 있는 낮은 음의 코러스까지 잘 들렸다. 르네상스 시대 음악에서 현대 음악까지 다양한 곡을 연주했는데, 특히 피아노 반주가 없는 곡은 아이들의 음성 속으로 나의 영혼이 휩쓸려 들어가는 느낌조차 들었다.
합창 중간에 보이소프라노 솔로로 나선 아이는 공연 내내 힘들었을텐데도 그 상황을 즐기는 표정이었다.
듀엣곡을 들을 때는 곡 중간에 관중석 뒤쪽에서 살짝 박수가 흘러나와 내가 조금 당황했었다.
앞에서는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이 다 보이니까 그런 실수는 하지 않게되는 점도 좋다.^^
단순하지만 아이들의 율동도 어찌나 귀여운지..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공연 분위기를 한층 발랄하게 만들어 주었다. 노래하는 천사들이 내게 준 천국같은 한시간 반이 순간처럼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다음에 "대전"에서 공연이 있게되면, 먼 길 다니시기 힘든 부모님을 꼭 한 번 모시고 가서 그 분들 생의 한자락에 더없는 아름다움을 선물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명 한명 아이들의 목소리는 다 들을순 없었지만 너무나 좋았습니다.

처음 보는 공연이었는데 굉장했어요!
괜히 빈소년이 유명한게 아니더군요ㅎㅎ
공연자체는 매우 좋았으나 공연 보시는 분들 매너가..
언제나 이런분들은 한둘 있지만,
이번에 유독 심했던 것 같습니다.

공연하나만큼은 최고였습니다!
한번 더 보고 싶네요....천사들의 합창 덕분에 행복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