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석류 해금 긴산조
판소리 더늠을 바탕으로 한 서용석류 해금산조는 서용석 명인이 1988년 구음으로 노래하고 해금연주자 양경숙이 그것을 받아 연주하는 방법으로 구성되고 1989년에 완성된 음악이다. 서용석류 대금가락의 일부가 해금산조 음악으로 수용되었다.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빠른중중모리, 자진모리, 엇모리등의 6개 장단으로 서용석 자신이 채득한 풍부한 남도선율을 바탕으로 구성되었고, 특히 계면조 가락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진양조의 계면조와 자진모리의 덜렁제 부분이 백미라 할 수 있다.

I N T E R M I S S I O N

이건용 해금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Rhapsody’
이 곡은 해금 연주가 강은일의 위촉에 의하여 2006년에 쓰여졌고 같은 해에 초연된 곡이다. 음악은 삶을 그리는 것이다. 삶은 슬프다. 그렇게 느끼는 많은 순간들이 있었고 그래서 슬픔에 관하여 많은 곡을 썼다. 그러나 삶은 또한 생명이요 생명의 이유 없는 약동이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도 많이 있다.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러한 순간을 노래하는 곡도 여러 편 썼다. 이 곡에서는 슬픔과 약동이 교차한다. 지배적인 것은 삶의 약동이다. 처음부터 춤추며 뛰어오르는 곡이 되었다. 슬픔의 부분은 그 약동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그림자로 기여 한다고나 할까?

이귀숙 해금, 가야금, 타악기를 위한 ‘이화에 월백하고’ (2013 세계초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봄밤의 애상적 정서를 노래한 이 시는 전체 3장 6구로 이루어진 고려 말의 문신 이조년(李兆年·1269∼1343)의 시로서 다정가(多情歌)라고도 불린다. 해금, 가야금(25현), 타악기로 구성된 이 작품은 시의 형식에 따라 3악장 구성으로 작곡되었다. 제1악장은 휘엉청 밝은 달빛아래 활짝 피어난 눈물을 머금은 듯한 배꽃의 형상을 봄날에 “흩날리는 마음”으로, 제2악장은 배꽃가지의 꿈틀거림과 속절없이 울어대는 소쩍새 모습을 “슬픈 흥겨움”으로, 제3악장은 봄밤에 잠 못 이루는 작가의 심정을 “애달픔”으로 표출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