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했는데 좋으셨다고 하네여...........

이미자 50 년 공연은 아빠, 엄마, 이모를 위해 준비 했는데.. 다녀오신 세 분이 넘 좋아 하십니다.
오랫만에 만족스런 효도를 한 듯 합니다. 그들이 젊었던 때 즐기고 좋아 하던 노래들과 함께 하고 오셨다고 행복 해 하시는 모습을 보내 넘 좋습니다.

1

이 콘서트를 보러 간 이유가 부모님 효도선물용으로 억지로 따라 가서 공연 보기 전 후 맛있는 식사도 대접하고 평소 공연 보러 가서 잘 사지도 않는 프로그램이나 C.D도 사드리고 목 탈까봐 역시 평소 혼자 공연 보러 가서는 자판기 음료도 안 뽑아먹지만 스넥코너 앞에 줄서서 생수라도 사드려 긴장감을 완하시켜 주기 위해서는 아니었습니다. 것도 아니면 서울나들이를 거의 안 하는 엄마가 공연장 왕복하면서 행여 숫되게 행동할까봐 염려되어 교통편부터 티켓 발권과 공연장 인솔을 책임지기 위해서라거나 공연장 예절에 익숙하지 않은 엄마가 공연장에서 핸드폰을 켜놓고 넋나간 듯 보고 있다가 눈총 받으며 소곤소곤 통화하며 민폐라도 끼치게 될까봐서도, 플래시 켜놓고 사진 촬영하다 객석안내원의 제지를 받을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 따라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저는 오랜만에 자식노릇을 하기는 했습니다. 혼자 공연 보러 갈 때는 겨우 5분 전에 헐떡거리며 공연장에 도착하지만 엄마를 모시고 갔기에 평소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밥도 먹고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들르고 여유있게 화장실 갈 시간도 비축해뒀죠. 핸드폰 매너모드도 잊지 않고 챙겨주었고요. 그러나 전 엄마가 아니어도 이 공연을 봤을 겁니다. 그냥 제가 보고 싶어서 본 거였고 엄마도 보고 싶어하길래 한 장 더 예매한것 뿐이었죠.

2

작년에 같은 극장에서 '패티김 50주년 기념 콘서트' 관람 때도 그랬지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적인 가수가 20주년, 30주년도 아닌 무려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하춘화같이 아주 꼬마 시절부터 가수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한 사람이 50년이나 이 험난한 쇼비즈니스 세계에서 버티며 그 분야 거목으로 인정 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대중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인정을 받고 못 받고를 떠나서도 대단한 것이 그 나이까지 온전한 정신상태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죠. 그 만큼 철저한 자기관리 없인 불가능한 일이고 그에 걸맞는 포용력을 갖췄다는 것이며 또 행운도 따른 것입니다.

연로가수들 해마다 효도쇼다 디너쇼다 서울, 지방 바쁘게 돌며 콘서트 하는 건 쉽게 볼 수 있고 그래서 이미자도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올해 공연은 '50주년'이라는 것 때문에 한번 봐야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가요를 안 듣는 저도 이미자가 취입한 2100여곡 중 200분의 1 정도는 알 정도에요. 늘 익숙한 공기같은 가수지만 이번 '50주년 기념 공연'을 놓쳐버리면 어쩌면 훗날을 기약하지 못하고 영이별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작년에 패티김이 해가 바뀌어서도 변함없는 타이틀을 고수하며 이어가고 있는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세종문화회관를 기점으로 전국 투어를 한 것과 같이 이미자 역시 세종문화회관 공연으로 50주년 기념 콘서트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이미자 콘서트는 30주년, 35주년, 40주년, 45주년 콘서트와 같이 김동건이 사회를 보고 이미자가 등퇴장 하는 식의 'kbs빅쇼'처럼 진행됐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콘서트가 아닌 음악토크쇼 형식이라서 가수는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전문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갖고 임하기 때문에 개인콘서트만의 장악력과 매력은 약하지만 중장년, 노인 관객들에겐 보다 쉬운 공연 관극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 수준도 나이 자신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단순했습니다. '동백아가씨'를 시작으로 '동백아가씨'로 끝나는 내내 배경으로 설치된 스크린 화면은 노랫말과 영상이 일치합니다. 노랫말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간다 하면 영상 속 나무도 잎이 지고 눈보라 속에 꿋꿋이 서있는 식이죠. 전체적인 무대효과가 단어 그대로 5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이미자의 젊은 시절부터 최근 모습까지의 사진을 앨범 넘어가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죠. 다른 공연과 달랐던 점이라면 몇몇 곡을 부를 때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있는 이미자의 모습을 배경 스크린의 액자 모양 틀에도 비춰줬다는 것입니다.

지난 패티김 공연 땐 3층 관객을 대상으로 프로젝터가 설치돼 공연하는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엔 3층 자막기에 콘서트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3층 관객들이 1, 2층 일부 객석에 앉은 관객들보다 이미자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었죠. 여기서 의아한 것이 작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던 '임태경 콘서트'입니다. 임태경은 분명 극장 시설 문제로 프로젝터 사용이나 3층 관객을 위한 스크린 투사가 불가능했다고 했는데 말이죠. 전 그의 말처럼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지 뭐예요.

3

프로그램은 총 6장으로 진행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미자의 대표곡 몇 곡, 이미자가 평소 콘서트에서 잘 안 부르던 노래 위주의 몇 곡,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미자의 대표곡을 주현미가 몇 곡,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가요인 '사의 찬미'를 필두로 이미자가 사랑하고 대중에게 인식시켜 주고도 싶은 전통가요 강추곡 몇 곡, 이미자에게 많은 곡을 줬던 박춘석, 백영호가 만든 노래 몇 곡, 그리고 50주년 기념 공연에 맞춰 만들어진 '내 삶에 이유있음은'과 오프닝을 장식한 '동백아가씨'의 리프라이즈.

공연 사이사이로 김동건이 등장해 50주년 기념 공연이란 타이틀이 부담스럽고 떨리는 이미자의 긴장감을 완화시켜주고 콘서트 진행의 윤활유 역할도 해줍니다. 주현미는 이미자의 히트곡 2곡과 본인의 히트곡 '신사동 그 사람'을 불렀습니다. 공연은 쉬는시간 없이 115분 동안 잔잔하게 흘러가는데 한스러운 노랫말에 이미자의 대단한 목소리가 어울려 묵직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쉽게 부르는데 일반 사람이 부르면 굉장히 어렵고 복잡한 기교의 노래가 이미자 노래였습니다. 음 하나하나에 미세하게 울리는 바이브레이션과 강약조절은 가히 경지에 가깝습니다.

일부 할머니 관객들은 울면서 보기도 하고 이미자 역시 마지막 노래를 부를 때는 공연 첫째날과 둘째날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벅찬 감정에 취해 울먹이며 노래를 마쳤습니다. 이미자는 3일 간의 세종문화회관 콘서트 뒤로 전국을 돌며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 국내에서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한 가수가 이미자, 패티김 외에도 또 있나요?

- 데뷔 5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101곡짜리 베스트 음반은 아무리 6CD 박스세트라도 지나치게 비싸군요. 부가영상 빵빵하게 채워진 DVD가 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신곡 하나에 그 전에도 불렀던 전통가요를 추린 그야말로 베스트 음반이잖아요. 매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4,5000원에서 55,000원 정도 입니다. 공연장에선 45,000원에 팔더군요. 보통 이런 류의 6CD 박스세트는 부클릿과 아웃박스가 제 아무리 질좋고 호화롭게 제작됐다 하더라도 3만원 안팎인데 말이죠. 공연장에선 불티나게 팔리더군요.

작년이네요..이제 곧 노년기에 접어드실 부모님께 결혼기념일 선물로 무얼 해드리면 좋을까..
고민고민하던중 매주 월요일 밤이면 TV에 앉아
흘러간 가요를 따라 부르시는 부모님 모습이 생각나 아! 이거다 하고
포천에서 하는 공연을 예매해 드린적이 있지요.
난생 처음 큰 공연장에서 .
(포천이 그리 크진 않은데 부모님께선 너무너무 웅장하다 표현하셨어요ㅋ)
딸내미가 예매해 준 너무나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고온 게 부모님은 그리도 행복하셨나봐요.
자랑하고 또하고 친구들을 볼때마다 어디갈때마다 얘기하는 모습에 왜 진작 못해줬나..
마음이 짠했어요.
이번에 TV방송에서 50주년 기념으로 순회 공연을 한다는 정보를 듣고
한번 더 보고싶으세요? 그럼 자리 빠지기 전에 빨리 예매하게요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한번 본거 비싼 돈 주고 또 보긴 좀 그렇지 않냐..
그러시더니 내심 보고싶으셨나봐요.
세종문화회관은 매진이라 다른 공연장으로 예매해드렸는데 어찌나 좋아하시는지요^^
이번에도 효도한것 같아 제가 더 행복하네요
사랑을 전하는 법은 참 다양한것 같습니다.

예비 시부모님 보여드렸는데
좌석도 너무 조았구 노래도 너무 좋아서 두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하시네여
오랜만의 외출로 너무 조아하셨어요
역시 이미자씨 노래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