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님의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포레, 슈베르트, 브람스, 바흐-부조니 음반들을
20여년 동안 늘 곁에 둔 친구처럼 듣고 있습니다.

백건우님의 쇼팽 리사이틀과 음반 출시는 사실 좀 낮설었지만,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연주자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쇼팽을 선사 받아 기뻣습니다.

전반부 연주 마지막을 장식했던 녹턴 C단조 연주에 큰 감동을 받았는데요.
연주가 끝난 후 5~6초 정도 흘렀던 정적과 적막의 순간,
그 환상에서 아쉬운 귀환을 하시는 백건우님과 저 자신을 지켜 볼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후반부의 경쾌한 왈츠들도 좋았으며,
특히 아름다운 슬픔을 머금은 녹턴 AB장조 연주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광범위한 스케일이 압도적인 마지막 연주, 발라드 1번도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두딸과 아내를 동원해 집에서 가져간 백건우님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음반 4장에,
모두 사인을 받을수 있었던 덕분에 평생 기억에 남을 리사이틀이 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