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이었습니다 .. 편곡이 너무 심해서 저는 불편

원령공주할때 소름이 쫘아아악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은 문화생활과 거리가 멀었던 내가 선택한 첫 연주회였다. 학창 시절, 단체 관람으로 클래식 공연을 본 경험이 있으나 나는 그 공연이 주는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아마 따분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음악과 친하지 않은 것은 또 아니었다. 곧잘 클래식 관련 CD를 듣긴 했지만, 어째선지 라이브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퍽 들진 않았던 모양이다. 무슨 변덕이었을까 갑작스레 피아노 연주가 너무 듣고 싶었다. 유튜브를 통해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렇게 찾게 된 것이 본 공연이었다. 지금도 클래식 카테고리를 통해 수많은 공연들이 있음을 알 수가 있는데, 예매 당시, 다양한 컨텐츠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제목부터 흥미를 돋우는 기획이 아닐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쇼팽과 지브리의 만남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조합이다가도,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디데이가 다가왔고 두근거리는 맘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익숙해져있는 사람이라면 소리의 풍성함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을 테지만, 라인업만 봐도 결코 많지 않은 인원이었으며 등장한 악기들이 모두 제 역할을 다 해주어 감상에 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각각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끔 계기를 마련해준 것 같아 즐거웠다. 악장의 이름을 꿰고 있을 정도의 배경지식을 갖추진 않았으나, 모든 곡들을 애정하는 사람으로서 듣는 내내 이질감보다는 친근감이 나를 반겨주었다. 어느 부분에서 어떤 것이 튀어나올지 예측하는 재미와 이렇게도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달으면서 찾아오는 놀라움이 너무도 짜릿했다. 슬슬 이런 진행이 될 때도 되었는데 하고 속으로 되뇌며 왜 안 넘어가지 괜히 맘을 졸인 대목도 있었다. 쭉 즐거움으로 가득해 ''고진감래''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지만,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 마냥 탁 기다리던 멜로디가 나오면 그렇게 감동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생명의 이름」이 섞여 나올 때 특히 그러했다. 가사를 소리 없이 읊조리다가 울컥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인상적이었던 점은 피아니스트 송영민씨의 사회와 해설이 매끄러웠던 점이었다. 때문에 더 편안히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이런 공연을 만나게 되어 참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쇼팽도, 지브리도 만났지만 더 많은 것들과 마주친 기분이 들었다. 눈길 하나 주지 않았던 다른 클래식 공연 광고에도 절로 눈이 갔다. 자주는 어렵더라도 종종 클래식 연주를 듣고 싶어졌고, 주변 지인에게도 적극 권유하고 싶다. 매력적인 세계로의 첫 단추를 잘 끼우게 해준 본 공연에 매우 감사했다.

정말 좋았어요!! 중간중간 설명도 좋았고~ 공연도 넘 멋졌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중간중간 설명도 좋았고~ 공연도 넘 멋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