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작:Franz Kafka 연출:정재호 음악감독:박광배 음악:전혜인 마임지도:현대철 조명디자인:송훈상 출연:손성호, 임은연, 조지영, 이동건, 원근희 제작:극단 이구아구 극장:후암스테이지 1관 별점:★★★☆☆) 너무나 잘 아는 작품이고, 책과 공연으로 몇 번을 봤기 때문에 내용은 익숙하다. 무대는 앞 쪽에 의자 세 개가 놓여 있고, 뒷 쪽에 철제 프레임의 구조물이 있다. 벌레를 어떻게 표현 했을까가 제일 관심이 가는데 이동건 배우님의 움직임이 좋았다. 특히 이번 공연 에서는 가족들의 움직임이 인상 적이었다. 음악과 잘 어울리면서 메세지 전달이 좋았다. 그레타 역의 조지영 배우님의 눈빛도 기억에 남는다. 결국은 죽어 버린 그레고오르를 잊어 버린 채 일상을 살아 가는 가족들의 마지막 모습에 씁쓸한 느낌이 든다.

갑충을 어떻게 표현할지, 원작에 얼마나 충실할지 등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보았는데, 모든 장치를 걷어내고 상상력으로 연출한 것이 훨씬 고급스러운 연극으로 감상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각 역할에 그럴만한 이유를 충분히 어필하신 배우분들의 열정에 무한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특히 가족 안에서 외로움을 느꼈을 우리 아들을 대변해주신 그레고오르 역할 배우님께 감사드려요~. 원작에선 나약한 엄마로 느껴져 많은 실망을 한 인물인데, 연극에서는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을 직시할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던 오빠에서 본인의 희생과 더불어 벗어날 수 현실에 점차 오빠를 증오와 불필요한 존재로 변할 수 밖에 없던 동생, 크레타역도 시종일관 이해가 되었습니다. 갑충으로 변한 아들로 인해 이제사 편안한 노년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인생 막바지에 다시 가장을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어 아들에 대해 가장 큰 분노한 잠자씨. 모든 역할에 각자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지 느껴졌던 정말 좋은 작품에 여기 저기 강추합니다~

잘봤습니다. ^^ 괜찮은 공연이었어요...

상상력. 나에게서 잃어버릴까 걱정이 되던 차에 공연을 관람했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채로 함께 공연을 관람한 지인에게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였는지 물었을 때, 깊은 고민에 빠진 뒤엔 곧 감격에 빠진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시선에 담긴 무대위의 가족들을 상상하며 얘기했다.

커튼콜 후에는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생각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가장 먼저 카프카 그의 일생이 궁금했고, 최소화된 도구와 소품.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끄집어 내게 한 연출.
더 이상 자신이 주목받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는 그레고오르의 절규와 몸짓으로 내 시선속에 담긴 여러 개의 다리와 단단한 껍질을 가진 벌레의 형상.
그런 그레고오르와 함께 머물며, 그를 생각하며..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같이 변해가는 가족들.
그 누구도 자신들에게 손가락질 할 수 없다는 동생과 그 말을 이해하며 미쳐 꺼내지 못한 말을 가슴속에 묻어 둔 듯한 아버지와 어머니.

과연 변해진건 그레고오르의 육체일까 그의 가족들일까.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인간의 존재에 대하여 방관하며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일까?

단언컨대 날이 밝으면 일과는 계속되어야 하듯, 변신과같은 연극도 계속해서 탄생하여야 한다.

관객의 상상으로만 극을 이끌어가려는 변신은 구석구석 무리수가 많아 보인다. 기대했던 그레고오르의 변신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않았다. 그의 대사에도 그의 움직임 어디에도! 연기력의 부재일까? 연출의 안일함일까? 중간중간 시끄러운 음향효과와 다소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들을 여지없이 묻히게한다. 철제 파이프의 과감한 무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배우들의 정형화된 마임은 극의 집중력을 이끌어내기에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연출의 의도된 마임 구성은 왠지 과하기도 하다. 아버지는 마치 제국의 황제마냥 시종일관 멋을 부리며 사극조로 대사한다! 그의 역할이 아버지인지 황제인지 분간이 가질않는다. 과하지않은, 좀더 자연스러웠으면 하는... 어머니의 연기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녀의 연기는 다채롭다! 그녀의 연기는 신비롭다! 그레타(조지영)의 눈물... !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 한켠 신선한 충격으로 자리잡고있다. 그녀의 예쁜 모습에 담겨진 그레타의 오열... 바이올린을 켜는 그녀 그레타의 눈물... 변신의 메시지가 아닐까? 그녀의 거침없는 연기변신을 기대한다. 지배인(이일섭)은...마치 대사도 외우지 못한 어눌한 연기로 극의 템포를 무너뜨린다! 중견배우의 노련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전혀 보이질 않아서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변신은, 연극의 정통성을 충실히 이어나가기에 충분하다. 분명 제작여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고 짜임새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이 작품이 반드시 무대에 올려져야만하는 지극히 당연한 사명으로 뒷받침되고 있기때문이다. 또 다른 새로운 변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