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B b장조 K.595>와 슈베르트 <교향곡 9번 D.944 ‘그레이트’>는 모두 ‘마지막’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고려했을때 두 곡은 생각보다 경쾌하고 가벼웠다. 그리고 두 작곡가가 생의 후기에 작곡한 곡들인만큼 노련미와 안정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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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곡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은 김선욱이 피아노를 직접 치며 지휘했다. 지휘를 하며 피아노를 치는 모습은 이미 지휘 데뷔 무대에서 경험했지만 그 때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3악장 알레그로가 시작된 순간 “어랏, 이 곡 너무 익숙한데… 어디서 들었지?”라는 생각을 했다. 클래식음악 스트리밍 어플 ‘IDAGIO’의 구독 광고 음악으로 자주 들었던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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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곡 <교향곡 9번>을 지휘하기 위해 김선욱이 포디움 위에 섰다. 프로그램북 동아일보 유윤종 문화전문기자는 2악장 안단테 콘 모토를 이렇게 소개했다. “주선율은 단조로 시작되지만 슬픈 느낌이다. 대신 어딘가 밤의 느낌이 있다. 밤의 방랑자인지도 모르겠다. 묘하게 꿈의 영역을 오가고, 여린 부분들에 칼로 벤 듯한 선명한 포르티시모가 이어지면서 더욱 괴상한 꿈과 같은 느낌이 강조된다. “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문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 봐도 ‘밤의 방랑자’와 ‘꿈’은 연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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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나 들어야 음악이 품은 감정과 이야기를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의 감정은 느낄 수 없었지만 포디움 위 지휘자의 즐거움은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팬심의 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