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소설도 너무 어려웠는데, 연극은 더더 어려웠어요. 순간 순간 인물을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오히려 인물보다는 장면의 메세지에 더 집중하라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하고..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원작소설도 너무 어려웠는데, 연극은 더더 어려웠어요. 순간 순간 인물을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오히려 인물보다는 장면의 메세지에 더 집중하라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하고..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김숨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작품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감탄을 느꼈다. 요즘 공연들은 거창한 의미와 주제를 내세우며 화려한 포장지를 두른 경우가 많지만, 정작 그 안의 연극은 빈약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극단 동은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제비심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칫하면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흐를 수도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그런 길을 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각적인 방식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조선소에서 일해본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공연을 통해 나의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고, 그것은 하나의 체험적 사건처럼 다가왔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너무 뛰어납니다. 텍스트가 매우 탄탄한 작품인데, 뒤로 갈수록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언어의 연속이라 의미를 찾기가 까다로워요. 전 작품이 아무리 난해하더라도 제 나름대로 제 삶과 연결지어서 의미를 찾으며 보는 편인데, 그래서 매우 집중해서 봐야하는데… 러닝타임이 긴데 극장 좌석이 매우 삐걱거리고 딱딱하고 1열은 심지어 바닥에 앉아서 봐야했습니다ㅠㅠ 좌석이 조금만 더 편했다면 집중해서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중반부를 넘어가니까 허리가 아파서 도저히 못 버티겠더라구요. 좌석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뒷 부분은 내용이 아예 들어오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다들 같은 마음이었는지 암전 때마다 불편한 자세를바꾸느라 객석 사방이 삐걱-삐걱- 난리가 납니다. 다른 극장에서 꼭 재공연하길 기대해봅니다.

"제비심장" (원작:김숨 드라마터그:우연 연출,각색:강량원 무대미술:임일진 조명디자인:최보윤 사운드디자인:목소 의상디자인:오수현 소품디자인:제페토 영상,사진:박태준 홍보디자인:이승은 타이틀 캘리그라피:박광오 노래도움:오로민경 목소리녹음:박수정 출연:배선희, 강세웅, 신소영, 유은숙 도움주신 분들:전국금속노조 K조선지회 제작:극단 동 극장:예술공간 혜화 별점:★★☆☆☆) “철상자는 조선소에서 만드는 철배의 조각이야. 무게가 2, 3톤 나가는 철판 수십 장을 병풍처럼 이어 붙여서 레고 블록 같은 철 상자를 만들어. 철 상자 하나가 6층 아파트만 하고, 철 상자 300개를 합하면 철 배 한 척이 완성돼. 작업을 하려면 20미터 높이의 철 상자 허공에 발판을 놓아야 돼. 허공에 두 발을 띄우고 용접을, 망치질을, 페인트칠을 할 수는 없으니까. 우리는 날개 달린 새가 아니니까.”
2022년도에 "들.뜬" 을 봤었던 극단 동 의 작품이다. 2시간20분 동안 뭘 본 거지... 원작소설이 궁금하다. 이 공연을 선택하게 한 전작 "기존의 인형들 : 인형의 텍스트" 의 너무나 애정하는 배선희 배우님 때문에 별점 1개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