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다사라지다

평범해 보이는 한가정의 거실. 바람에 선선히 흩날리는 커튼.
그 잔잔함 속에서 속깊은 이야기를 천천히 나눈다.

30대중반의 그녀들의 여인극.
각자 삶의 문제들과 상처는 밝혀지고 해결한다.
그리고 그냥 숨기고 싶은 아픔. 임신, 가족의 한엄마, 동성간의 사랑..
이런 불안정한 현실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모든게 바뀐다고 하지만 그대로이기도 하다.
왠지 자신만 변화된것 같고 남들은 너무나 행복한 삶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방 모두가 각자 그렇게 생각하는 현실인 것이다.

이유없이 슬픈건 살아있기 때문인것인가.. 우리가 보고 느끼기 때문인 것인가..
오히려 살아있음을 느끼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슬픔이란 무엇인가, 아픔과도 다르고 고통과도 다르다.
모든감정을 받아드리고 느껴지는것.

한사람의 변화.
그것으로인해 기억, 추억들이 사라진다.
딸이 태어난날 아빠는 드레스를 입고 입술은 루즈를 바르고 나타난다.
그에게는 여러가지 호칭이 있다. 이모, 아빠, 남자, 여자..
이모든 단어가 한사람에게서 보여진것이라면 우리는 그가 원하는 삶이라면
우리는 받아드려야 하는가.

새로운길과 탈출구를 찾으려 노력한 모습을 대신해 보여주는듯 하였다.

한번쯤 생각해봤을 상상.
누구는 현실에 옮기고 다른이는 자신없어 지금이대로 살기도 한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했던가.
무모한 도전. 다시되돌릴 수 없는 도전.
과연 해봐야 후회가 없는 것인가.

어느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면 더이상의 진전없이 살아가고 있는 운둔한 내삶과 비교해본
시간이었다.

각자의 비밀을 숨기지만 누군가 알아주길, 들어주길, 해결해주길 그러면서 계속 찾게되는
이모님의 매력.
이미 성전환수술을 서로가 알고있지만 더없이 편함과 친구들이 모일수 있는 공간.
우리는 늘 찾고싶어하고, 고파왔던건아닐까?!

지금의삶을 버리고 이성의 인생을 새롭게 경험하고 열어보는 그의 용기.
우리는 그런용기를 생각이라도 해보았는가?

그렇게 아픔을 통해 또다른 행복을 찾는것이다.

나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이 경계가 누군가에겐 불행이라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연장을 나왔고..
사라지다는 막이 내렸다.

따뜻한 무대속에 그들의 아픔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연극..
놓치지 않고 만나서 좋았던 공연 ^^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 그 내면에는 불안전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죠.
각 주인공들의 그 이야기들이.. 다시금 삶을 생각하게 해주지 않았나 싶네요.

주변에서 참 좋다, 꼭 봐야한다 라는 추천의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표를 잡았다가도 사정이 생겨 취소하고, 또 의욕있게 예매해서 보러갈 채비를 잘 못하다가
공연 마지막날에 이르러서야 겨우 보게 되었네요.

왜 이 연극을 너무 늦게 보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많네요.
비록 극 중의 모든 인물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린 건 아니었지만,
그 중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머물러있네요...

다시 올라오길 바라는 연극이 되었네요.
참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