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포켓몬고 청춘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전설의 포켓몬 뮤를 잡기 위한 156킬로미터의 여정의 함축이었다.
킬로미터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156km에 가까워 지는 순간을 연극적으로 표현한 장면

처음에는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건지…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반신반의하던 주인공이 점차 길을 나아가면서 오히려 목표가 명확해지고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뚜렷해지고…그래서 몸은 고되고 더 힘들지만 마음만은 세상 가벼워져서 이세상에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느끼기 시작한다.

요즘 세상 고단한 청춘들에게 불멸의 청춘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연극이랄까….

포켓몬고를 잡기 위해서 해외여행도 불사하면서 핸드폰에게 시선을 뺏긴 채 마치 좀비 처럼 포켓몬들에게 집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상현실에서 비켜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저게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혹자는 한심하!군 하면서 혀를 끌끌찰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없고.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만 하는 일이 더 늘어가며
하고자 해도 할 수 없는 제약이 곳곳이 도사리면서 청춘들에게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다..
우스꽝 스러워 보이는 모습이지만 그들이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그 어떤 것에라도 집중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에게 흽쓸려 가는 것이 아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분명하게 알고 가는 것이 더욱더 의미 있다는 것이다.

작품의 연출적으로는 신인발굴프로젝트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너무 많은 인물들이 포진되어 있어서 다소 산만하고 스토리와 캐릭터상 조금 적절해 보이지 않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사족이 조금 보였다.

하지만 현재 한창 열풍인 포켓몬고 게임을 포착해서 극작을 하고 무대 연출을 해서 무대화 했다는 것 자체가 그 기동성에 찬사를 보낸다.

무엇보다 젊은 배우분들의 패기와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생 날것의 연기를 보는 것이 흐뭇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