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자 주인공이 채시라씨 동생 채국희..

뮤지컬을 주로 봐오다
긴장감 넘치는 연극을 숨죽이며 보는 기분..
새로웠습니다.
자리가 좀 불편한 것 빼곤 좋았어요.

어렸을적부터 들어온, 그리고 종종 공연물의 소재로 쓰이던, 어쩌면 식상할 수있는 '통일'이란 주제를 생소하게 다룬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연출이나 내용보다도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에 한없이 빠져서 본 작품이다. 가끔씩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나면 그 충격이 어지러울 정도로 오래가기도 한다. 이 작품이 그러했다. 집중있게 극을 이끌어 가는 배우들의 힘이 느껴질 것이다. 꼭 한번 보시길..

졸업식을 앞두고 모든게 막막했다.

지하철 역을 지나는데, 검은 옷을 타이트하게 입고 어두운 화장을 한 여배우가 S라인을 지키며 나를 응시한다.

팜플렛의 앞에는 "그녀의 봄"이라고 써 있다.



인터넷 예매를 하고, 아직은 대학생이라 할인을 받고 공연 시작 2시간 전이 되서야 집 밖을 나갈 준비를 한다.



혜화역에 내려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면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지난 5년간 대학생으로 찾았던 대학로. 무언가 행동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어둠이 내렸지만 저녁 공연이 막 시작되는 7시 반의 대학로는 직장인의 아침과 같다.



연극 공연을 보러 가는 이유 중 하나인

암전.

암전이 되면 무대 동선을 알리기 위한 야광스티커들이 반짝인다.

때때로 손을 들어 눈 앞에 휘휘 저어보기도 한다.





룰을 모르는 카드판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아.. 딜러 아가씨가 보디가드였구나. 와.. 발차기 잘 한다..

와.. 저 남자봐 완전히 마초네.. 어.. 북한 사투리

태풍 생각 난다... 근데, 이 사람 진짜 북한 사람아니야?

혼자 보는 연극은 무대와 나. 둘 만 존재하는 대화다.



김철희..김철희..

어쩌지..또 극중 역할에 빠졌다..

so love볼 때도 독희한테 빠졌었고, 햄릿 볼때도 김영민 햄릿에 빠졌었고 爾 볼 때도 장생에 완전 빠졌었는데...



룰렛...

1/6의 확률속에서 죽지 못하고 계속 살아나는 북한태생 개 김철희.



피를 철철 흘리며 반쯤 죽은듯이 들어와

할 줄 아는거라곤 방을 치우고, 죽고싶은 사람 살려내는 일 밖에 없는 남한 사람 한기주에게 치료를 받는다.





이번 공연은 웃음이 끊이지 않지만 깊은 슬픔이있는 공연이었다.



극의 후반..

절절하고 아름다운 키스를 나누던 두 연인

김철희와 리원석의 사랑.



서로에게 봄인 두 사람..

나도 한기주처럼 두 사람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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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이 통조림 같다고 말 하는 김철희.

개봉 하면 일주일 만에 썩고 말 거라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널 사랑하지 않는다 말 하고

처연한 표정으로 차마 울지도 못하던 김철희.



사랑의 키스가 아니었음을 모를리 없지만

니가 좋아져 버렸다는 말을 꺼내고야 마는 한기주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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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공연중 소지성이 치던 피아노곡

꼭 한번 다시 듣고 소장하고 싶다.

연극이 시작된 후 5초마다 웃음이 터져나오는 연극도, 유명배우가 나오는 연극도 있었지만 궂이 이 연극을 선택한 것은 소위 연기파 조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가끔은 유명한 배우 한사람에 의해 진행되는 연극보다는 정말 연기잘하는 배우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소재에 북한도 있고, 허구의 장소,시대 라는 것도 있고 해서 이해력이 부족한 머리를 탓하며, 첫 10분 정도는 이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렇다고해서 이 작품의 내용이 짐짓 교양떨며 어려운 말로 혼란스럽게 하는 작품은 절대 아니다. 중간중간 웃음도 있고, 무엇보다 어느 영화에선가... 혹은 연극에서 인상적이었던 조연들이 눈밑을 바르르 떨며 악인연기하는 모습을 감상하는 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