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가의 눈을 통해, 이야기꾼의 눈을 통해, 그리고 운명의 한가운데에 있던 오이디푸스의 눈을 통해 본 비극적인 삶 잘 봤습니다! 오이디가 마지막쯔음 달려가면서 자신이 운명을 고치려는 하지만 가로막히고 계속 변화되는 모습을 끈이라는 소품으로 너무 잘 풀어낸거 같아서 그장면 내내 숨죽이며 입 벌리고 본것같아요. 대사로 말하지않아도 몸짓 조명 음향으로 운명의 끈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름끼쳤네요 ㅎㅎ 후반부 가면서 음향에 배우들표정에 같이 둥둥둥 하며 숨죽이고 입벌려 본거같아요~ 진지하게 또 웃으면서 보다가 공연이 끝나고 나니 마지막 이야기꾼의 모습이 계속 남더군요. 나라면 이 운명을 어떻게 짊어지고 살것인지를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연극이었습니다. 내 운명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항할 것인지 순응할것인지 고민을 하며 집으로 가는 한발짝 한발짝이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연출님 배우님 다들 추운데 좋은 공연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ㅎㅎ

대학로를 자주 갔었지만 그 사이 골목길에 공연장이 있을줄이야...
대학로 다니면서 본다고 생각했지만 난 여전히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았네요.
달빛극장...말그대로 달빛을 받으면서 공연장이 저를 맞이해 주었어요.

오디푸스의 이야기를 모르고 보셔도 전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고요.
테이레시아스는 테베의 유명한 맹인 예언자인데, 제우스와 헤라가 잠자리 논쟁을 벌였을 때
성관계시 여자가 더 많이 느낀다고 주장한 제우스편을 들어서 헤라에게 눈을 빼앗겼다고 하는 인물입니다.

오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하여 아이를 낳게 되고 그로 인해 눈이 멀게되는 인물이죠,
둘다 눈이 먼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일본,중국,미국의 버젼으로~~
정극으로 진행되는 듯하면서 또 엄청나게 웃겨주시네요.

고전의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변신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으니깐요.

오디푸스의 눈이라고 했으면 뻔한 이야기겠지??하면서
미리 선입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었겠지만 테이레시아의 눈이라고 하니깐
다른 뭔가가 있으리라 많이 기대했었답니다.
밴드의 활용도 꽤 신선했었습니다.
추운날씨인데도 모든 배우들이 맨발로 열연을 펼치시더군요.
저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야 하는데...ㅋㅋ
계속 열정적으로 살면 과로로 병이 나겠죠~~~가끔 공연보면서...
좋은 공연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궁금했던 점은 원래 테이레시아스는 남자인데 일부러 여성으로 변경하신 것이
여성연출가로서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가 궁금했습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끝내는 자신의 숙명에 절망하여 두 눈을 찔러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던 테바이의 왕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라는 심리학 용어로 사용되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그리스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고전 작품을 접하고 나서부터, 그리스 신화와 고전 희곡에 대해서 관심과 흥미가 생기게 되어 오이디푸스 신화를 색다른 시각으로 재구성한 극단 우아의 연극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관람하기 위해서 대학로 달빛극장을 찾았습니다. 성큼 다가온 겨울을 일리기라도 하듯이 매서운 추위가 기세를 떨치던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소극장을 가득 메운것을 보면서 공연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며 호기심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을 진정시키며 조용히 연극의 막이 오르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연극 <테이레시아스의 눈>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1부의 서론에서는 테바이의 라이오스 왕과 이오카스테 왕비의 친자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리라는 무서운 신탁으로 인해 발목이 묶여 산속에 버려졌다가 이웃 나라의 왕자로 성장하게된 오이디푸스가 테바이로 돌아와 스핑크스를 물리치고 왕이되기까지의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테바이에 역병이 돌아 백성들이 고통을 받게되자 왕은 사촌 크레온을 아폴론 신전에 보내 신탁을 받아오게 하는 동시에 현자인 테이레시아스를 불러들여 신탁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해석을 자문하게 되지요. 1부는 마치 그리스 비극의 원형을 보는듯한 정교한 구성과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러스가 등장하여 합창과 극의 설명을 보충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2부는 오이디푸스가 출생의 비밀과 신탁의 저주가 실현되었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자신의 두눈을 찌르게 되는 과정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1부의 어둡고 무거운 고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여러 사투리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심지어는 프랑스어를 사용하여 희극으로 장면을 과감히 전환하여 커다란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고전에 대한 과감하고 현대적인 해석이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1부의 어렵고 딱딱한 대사를 알기쉽게 바꾸어 1부의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노력도 좋았습니다. 3부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두 눈을 찌르고 난 이후의 모습을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전개됩니다. 죽음을 원했으나 이승과 사후 세계의 경계에서 떠돌며, 자신에게 드리워진 숙명을 바꾸어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오이디푸스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더군요. 운명의 굴레를 상징하는 하얀색끈은 그가 운명의 결말을 바꾸려고 하면 할 수록 뒤엉켜 더더욱 그의 몸과 마음을 옥죄고 말게됩니다.
연극의 틀에서 벗어나 몸짓과 소품을 활용한 연출도 좋았습니다.

운명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째서 행복과 불행을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질문은 누구도 정답을 명확히 제시할 수 없기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대의 그리스 비극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힘-신의 의지-에 의해 정해진 숙명을 부여받은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서 비극을 찾으려고 했다는 사실이 놀랍더군요. 제우스와 헤라가 잠자리에서 남성과 여성 누가 더 많은 쾌락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인간에게 판단하게 하여 두 눈이 멀어야만 했던 테이레시아스가 산속의 뱀과 마주하여 양성의 삶을 살았다는 성을 자유롭게 다운 에로스적인 신화의 모습도 놀라웠습니다. 진실을 고해 신의 노여움을 사 맹인이 된 테이레시아스와 진실을 마주친 충격에 두 눈을 찌르고 스스로 눈이 멀게된 오이디푸스를 통해서 감당할 수 없는 진실앞에 놓인 나약한 인간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극 <테이레시아스의 눈>은 그리스 고전 비극을 사랑하는 연극 마니아는 물론 처음으로 그리스 신화를 접하는 관객들 모두가 쉽게 재미있게 접근하여 공감할 수 있는 연극으로서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추운 날씨에도 맨발로 최선을 다한 젊은 연극 배우님들의 열정과 멋진 연극을 선보여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의 친절에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멋진 작품의 감동과 여운을 마음속에 담아 추억하도록 하겠습니다. 달빛극장에서의 공연에 이은 여성연출가전 참가 모두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기를 힘껏 응원합니다!

눈을 잃은 테이레시아스.
그녀는 보이지 않는 눈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본다.

모든 선택과 그 갈래길의 끝을 알고 있는 그녀는 끝나지 않는 비극의 운명 속에 갇힌 절망에 사로잡힌 오이디푸스와 마주한다.

끝을 잃고 반복되는 비극에 오이디푸스는 그녀에게 진실을 갈구하고..

과연 오이디푸스는 어두운 바다 지평선과 같은 운명의 끝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