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원작의 감성과 더불어 유머와 위트도 놓치지 않은 명작.

고전의 미덕 중의 하나는 보편적 인간의 정서와 사건이 그 어느 시대, 장소에서도 그럴 듯할 개연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소박한 무대 위에 연기자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로만 꽉 찬. 좋은 무대였다. 이 극단의 새로운 시도를 또 기대해본다

원작 오셀로를 재밌게 각색했다 또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리고 중간중간 코미디적 요소를 가미해서 더욱더 재밌었다~~ 좋은 공연이었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이라고 여러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데 벌써 햄릿, 리차드 3세, 오셀로를 봤네요. 내용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관건인데 요즘 시대에 잘 맞는 상황과 대사로 몰입할 수 있었고 냉철하게 혹은 처절하게 표현하던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오셀로,작년 처음 이 작품을 보고 감탄을 했었습니다.

올해 다시 만난 오셀로는 작년보다 더 좋은 연기력에 정말 정말 좋았어요.

동네방네 오셀로 꼭 보세요~하고 영업을~~~ ㅎㅎㅎ


홍성민 배우 회차로만 봤었다가 김형일 배우 회차로 보고 배우에 따라 작품의 색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확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홍성민 배우 편이 더 끌리고 매력적이라 오늘 다시 보게 되었네요.
이 작품은 언제 봐도 정말 연출이면서 작가이면서 배우인 이실장이 재능과 감각이 뛰어나다 생각되어요.

정말 사랑합니다~~~~감각적인 재능,너무 좋아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비극을 만들고 경험한 오대표 라기보다 이실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매력적인 악인이라고 이름붙이는 게 부적절하다는 걸 압니다.

악인은 악인일 뿐.

하지만 그의 행동 뒤의 심리가 흥미로울 때 이런 문구를 붙이죠.

사람들은 선과 악 중에 선을 지지한다 하지만 흔하디 흔하게 악행을 저지르곤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선이라는 건 때론 이상향을 지칭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요.

오셀로:질투는 나의 힘.

극 중 이실장은 오대표가 사랑해마지 않는 순수하고 순결한 그의 아내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아주 흔한 일상속에서 아주 흔한 몇 마디로.

무언가 알고 있으면서 말을 해 주지 않는 것 같은 갈증으로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그가 상황을 읽고 판단하는대로 주위의 마이클 변호사나 오대표는 이실장의 말을 철썩같이 믿습니다.

이런 일,아무나 못하죠. 정말.

그의 음모였다는 게 밝혀지고 난 뒤 사람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이실장은 도대체 왜 이런 무서운 짓을 저지른걸까요?

이실장은 오대표가 자신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자신을 믿어준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본인은 특별한 존재다라고 생각하며 지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랬던 그가 어디서 굴러 들어온 돌인 마이클이 진급하는 것과 부잣집 어린 아가씨랑 결혼에 성공하게 되는 걸 보며,

이전처럼 애정을 받을 수 없음을 체감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실장의 코드는 제 생각엔 ''당신은 특별하다'' 인데 더 이상 특별한 취급을 받지도 못하고 신뢰도 하지 않는다 생각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얼마 전에 본 김형일 배우의 오대표가 마치 호랑이가 어슬렁대는 듯한 느낌을 주었었고 그 기운에 압도되어서

브라보를 막 외쳤었습니다.

그 이전에 홍성민 배우 회차에선 마음속으로 브라보를! 일상속에서 꼭 보라고 브라보를 실행했었지요.

오늘 본 오셀로는 홍성민 배우의 특색과 강점이 김형일 배우의 강점화시키려 한 작품이어서

으잉? 아니 이게 뭐지???? 하고 의문을 품게 만들었네요.

각 각 배우의 장점에 맞게 다른 색의 극으로 가는 게 더 좋지 않나 하고 저는 생각했고 아쉬웠어요. ㅠㅠ

왜냐하면 홍성민 배우의 오대표는 매우 부드럽고 친절하며 다정하고 매력 철철~이거든요.

아내를 죽이고 난 뒤의 독백은 눈물이 날 만큼 고통스러워 함이 느껴졌었구요.

그런데 오늘은 기합을 넣고 큰 소리로 연기를 하는 게 음음,아니야. 역시 아니야.

이런 느낌의 오대표가 아니야,당신은.

그냥 당신답게 매력적인,친절하고 부드러운 오대표를 보여달라구!!!! 하고 말하고 싶었어요.


제가 김태린 연출의 이 오셀로:질투는 나의 힘에 대해 하도 극찬을 한터라

바빠 죽을지도 모르는 친구가 동행했는데 왜 이 작품을 극찬한건지 좀 이해가 안갔어.하더라구요.

오늘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ㅠㅠ


홍성민 배우 회차에 객석에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먼가 몽글 몽글한 기운의 재밌어~ 재밌어~하는 게 사라져서 몹시 아쉽습니다.

하지만 극은 계속 될테고 계속 계속 바뀌어가겠죠.

오늘은 크게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좋은 극은 언제 봐도 좋으니까요.
못 보신 분들은 그래도 꼭 꼭 꼭 보시길!!!


잘 봤습니다.

김태린 연출이 이 글을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완전히 색이 다른 오셀로가 저는 더 좋다고 얘기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