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미 그녀의 공연을 몇번 봐서 퀄리티 있는 공연이 될거라는건 생각했다. Mom과 같이 본 이번 부산에서의 공연은 너무나 뜻있는 시간이었다.

부산에 살지만 서울 내한 공연을 노려도 늘 매진에 좌절했건만
이번에 무슨 축복인지 부산에 그것도 직장 근처에서 여유롭게 관람을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소극장 정도의 공연장이라서 더더욱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고
레이첼 야마가타 노래는 음원보다도 200배 좋았습니다.

마치 그녀의 집 거실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는데
그녀의 일상과 그녀와 함께 하는 자연 풍경들로 꾸며진 무대 영상들.
피아노를 치거나 때로 기타를 치면서 또 자유롭게 춤을 추며 오롯이 목소리에 집중하던
그녀의 무대는 정말 꿈의 무대였습니다.

어느틈엔가 일어나서 함께 춤을 추면서 음악을 즐기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함께 몰입했던 공연이었습니다.

TV에서와 같이 감성적인 곡도 좋았고 또다른 열장하는 곡들도 좋았다. 역쉬 ! 잘하는 사람은 어떤상황에서도 감동을 주는듯 반면 별하나 뺀것은 동아대 입구부터 어디에도 현수막이나 포스터, 안내판 하나 없고, 공연장인 2층난간에 겨우 시작 5분전에 현수막 하나 달랑 거는 무성의인지 인력을 쓸 돈을 아끼러는건지, 마친후 행사에 대해서도 공연종료까지도 전혀 멘트 없다가 갑자기 육성으로 우왕좌왕하고 열창으로 공연한 가수에게 미안할정도.

여성 보컬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잘 몰라도 한번 가보세요.
첫 곡, 첫 소절만 들어도 티켓값 반은 번겁니다.
저는 감탄을 속으로 삼켰는데, 진짜 입밖으로 나옵니다.

대표곡 ''be be your love'',''duet''은 좋은데,
오히려 ''you won''t let me'', ''elephants'' 같은 초창기 곡은 정말이지 재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정말 이 두 곡은...
최근곡 ''let me be your girl'', ''nobody''는 상대적으로 팝적인 미디템포라서 또다른 느낌이 좋았고요.

작은 공간이 공연에 잘 어울렸어요.
본인은 관객이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을지 모르지만요.
그 공간에 있는 관객들이 자기 노래로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걸 너무 기뻐하더라고요.
공연을 즐기며 편안하게 부르는, 그렇지만 진심담아 부른 노래가 정말 좋았어요.
흥때문에 나오는 몸짓도 참 즐거워보였고요.

앞에서 두번째 줄이어서 아주 가까이서 봤어요.
표정과 몸짓에 나타나는 감정, 그리고 기타와 피아노 연주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피아노 반주와 노래할때 내뿜는 감정을 아주 잘 보고 싶으면,
무대를 기준으로(관객석을 향해) 오른쪽 중간 이후부분에 앉으세요.
저는 무대 중간이었는데 피아노 반주가 피아노 끄트머리에 가려 안보였어요.
기타 연주나 전체 공연, 표정 등 모든게 잘 보였어요.

공연 이후 사인받고 사진 찍을 시간이 있었는데,
관객 한사람마다 눈마주치며 이야기 들어주고, 사인하고,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와줘서 고맙다며, 본인 음악을 들어주는 관객을 정말 사랑하더군요.


아쉬웠던건, 곡 수가 너무 적었다는거ㅠㅠ 더 듣고 싶네요.
그리고 레이첼이 피아노 곡 연주할때 템포를 많이 바꿔 변주하며 들려줬는데,
그게 원곡의 템포와 많이 달라서 몰입이 덜 되고 곡을 감상하는데 조금 방해됐어요.

그 외에는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역시 레이첼 야마가타에요! 하지만 아티스트는 너무 좋았는데 공연 주최측 준비가 좀 미흡했네요. 공연 끝나고 5분뒤에 로비로 나온다고 했으면 처음부터 동선이나 위치를 정하고 안내했으면 좋았을텐데 갑자기 육성으로 나올거니 이쪽 아니 저쪽으로 서달라는 갈팡질팡한 말에 기다리다 결국 그냥 레이첼 야마가타 못보고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