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저드 예술감독이 이끄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선보이는 러시아 음악과 게스트 피아니스트 알렉세이 볼로딘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가 궁금하여 롯데콘서트홀을 방문하였습니다. 공연전 교향악단 연주자님들이 연주에 앞서 악기의 소리를 체크하는 소리의 울림이 긴장감을 조성하며, 앞으로 펼쳐질 연주회에 대한 벅찬 기대를 안고 객석에 앉아 차분히 프로그램북을 읽으며 공연의 막이 오르기를 기다렸습니다.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 우미현 작곡가의 <빛의 유희>는 빛의 반사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대담한 시도가 인상적인 악곡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빛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변모하며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느낌과 빛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듯한 밝고 화사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이어서 펼쳐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다소 빠른 템포로 거침없이 3악장까지 질주하는 피아니스트의 유려한 연주와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웅장하고 장엄한 반주가 더해져서 관객을 압도하는 전율과 드라마틱한 멜로디의 변주가 자아내는 깊은 감동이 어우러진 보기드문 명연주였습니다. 그리고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소리의 울림과 하나로 모아지는 악기의 음색, 피아니스트의 현란한 기교가 삼박자로 어우러진 연주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부에서 선보인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은 작곡가 자신의 대표적인 교향곡으로서 모든 악장이 독립적인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며, 제임스 저드 예술감독의 아름다운 지휘에 맞추어 다이나믹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을 떠올렸는데, 마치 각계각층의 집단이 모여 황제를 알현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공연종료후 부모님과 함께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해 드렸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내내 공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해 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보여드리기를 잘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멋진 음악을 선보여주신 대전시립교향악단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대전을 발신지로 좋은 클래식 음악을 많이 선보여 주시기를 힘껏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