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힘겨운 가난의 굴레에서도 맑은 눈망울의 그녀,
국희의 순수 행복 바이러스가 주변에 작은 변화들을 만드는데~~
연극으로 표현하기 참으로 어려운 얘깃거리를 그래도 잘 풀어가지 않았나 싶다.

결코 편안하지 않지만 현실인 국희 이야기. 오랜만에 보는 자유석 시스템이었습니다. 3차 앵콜 공연까지 진행되었던 공연이라 해서 정말 기대가 컸고 후기마다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해서 놀라웠다는 평가도 있었기에 더욱 기대가 되더군요.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면 좌석을 그냥 선택해서 앉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가장 앞줄에 앉으니 표정이 하나하나 다 보이는 아주 가까운 소극장이었어요. 줄거리는 크게, 국자라는 연변에서 온 여인이 퇴폐 이발소에서 몸을 팔아 돈을 벌고 그 퇴폐이발소를 운영하는 망치 형님의 아래에서 일하는 남자친구와 미래를 그리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국자의 여동생인 국희가 언니와 함께 미용실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으로 와서 겪게 되는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퇴폐이발소가 잘 운영되게끔 도와주는 부장님은 정말 짜증나고 미울정도로 연기를 잘 하시더라구요. 망치형님은 그 부장님을 잘 보필하여 어떻게든 단속망에서 벗어나야 했기에 국자에게 몸을 팔게 하여 접대하곤 합니다. 1980년대 쯤? 시골 촌구석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을 깨달았던 국희도 그만 입을 다물고 말거든요. 많은 분들의 평가대로 연기는 좋았고 다들 감정표현에 능숙했습니다. 국희 역할의 배우분이 연변 사투리를 쓰시는데 그게 좀 어색했지만... 그래도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cf:빅포레스트 연변 어투)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연극이었기에 배우들의 급변하는 마음을 모두 담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겠지만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대목도 있었고, 그래서 심적으로 더 답답했던 것 같아요. 3차 앵콜을 거치며 많은 수정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국희 이야기이니만큼, 국희의 감정변화를 좀더 세세하게 다뤘다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명연기를 펼쳐주셨던 모든 배우분들께 참 감사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좋았다 가볍지 않고 시사하는 바가 명확하고 그러나 가해자는 가해자로 남겨도 충분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친인척 가운데
함경도 출신 분도 있고...(6.25 전에 오신 분이십니다)
근무하는 곳에서도 대북관련 여러 일들을 하면서
탈북하신 분들 강연을 여러번 들었던 터라...
탈북하신 분들의 사연을 담은 공연이라고 들어왔던
<국희이야기>를 꼭 보아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못알았던 부분이 있었구요
탈북하신 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연변에서 오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이 땅에 대한 어떤 안정적인 대책이 없음으로 인하여
소소한 기득권자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다룬 부분에 대해서는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갔을때 출연하신 두분의 주인공으로
국희의 언니 미미는 박지현님
국희 역에는 정은정님 께서 연기하셨습니다

두분의 연기는 너무 리얼하셨고, 참 잘하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이나영씨 연기를 라이브로 보는 느낌이랄까?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니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탈북한 사람과 연변사람
언니를 찾아온 아픈 동생과
엄마를 찾아온 마음 아픈 아들의 이야기...

이 시대 이땅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보고 꼭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를 다룬 연극임은 확실합니다
연기도 참 잘하셨구요
악역도 억울한 역도...

그런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첫째, 포스터와 다른 분이 나오셔서...살짝 놀랐어요
그러면 포스터에 한분 사진말고..아니면 얼굴말고 뒷모습만 나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 소극장 연극이라는 한정적인 무대공간에서 펼쳐질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미와 국희의 어릴적 이야기
그리운 과거의 가족 이야기가
대사로 추억하는 부분으로 전달되기보다는
무대나 배경이 전환되어서
연기와 상황으로 전달되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셋째, 강렬한 한방이 그리웠습니다
제가 연변, 북향민, 탈북자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연극 내에서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감흥과 도전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니면 아픔을 다루는 공연과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아서 그런지
강력한 한방을 경험하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확실한 주제!
그리고 리얼한 연기와 사투리..
참 좋았습니다
굉장히 많은 배우분들이 출연하십니다
그리고 참 잘하십니다

보고싶었던 공연이고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주제 자체가 너무 아픈 이야기라...속상한 마음에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꼭 알고 꼭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는 <국희이야기>
영화보다 현장에서 라이브로 보니...
영화보다 또다른 감동도 있습니다

1월31일부로 종연했지만
다시 공연이 재개된다면
고민을 공유할 분들과 함께 다시 보고 싶네요
좋은 작품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뒤늦은 후기를 줄입니다

탈북자, 연변인, 모두가 한민족 한형제임을 기억하며
서로를 보듬어 위로하는 그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하며...

40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난생 처음 보는 연극.
영화, 드라마에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상태에서
연극이란걸 처음본다는데..어찌보면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웃길까? 슬플까? 무엇을 말하려 하는 연극일까?
나만의 기준과 목표와 관점등등을 가지고 국희이야기를 보았다.

연극 중반이 넘어가는데, 상황이 너무 꼬여만 간다.
남은시간동안 대체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려나.. 걱정과 기대도 해본다.
거의 끝나가는데.. 머리가 점점 비어가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이 인사를 시작할때 비로소..
아....
내가 평가를 하고 지적을 하고..하물며 칭찬을 하기에..내 자신의 수준이 너무 낮음을 깨닳는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의 연극이었는데.. 끝나는 순간 내 마음이 너무 가벼워진다.
가볍다못해.. 들뜨기까지 한다.

그냥 우리 사는 얘기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우리 이야기다.
설마 이런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비일비재한 지극히 평범한 사건들이다.
그 속에서.. 그냥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그냥 우리 이야기..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연극이..
국희이야기임에 감사한다.
나를 데려가준 친구놈에게 감사하고..
열악할 수도 있는 환경에서 너무나도 열심히 작품활동을 이어나가주는
배우분들과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

거기다가..
배우분들과 함께한 술자리는..
내평생 몇 없을 영광스런 자리였다. 행운이라는 표현도 사치스러울 정도..
황대표님, 김부장님, 망치, 미미,로라...그리고 우연치않게 만나뵌 선배님 ^^
또 이런 자리에 합석을 할 수 있을런지..

4차앵콜을 한단다.. 왠지.. 또 보러 갈거 같은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