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어요

완벽한 음향시스템에 웅장한 음악
멋진 지휘자님
모든게 완벽했어요
마치 내가 궁궐속에 살고있는 귀한신분에 옛사람이 된거같은 우쭐한기분
내년에도 꼭 볼거예요

먼저, 세종의 음악적인 면을 잘 알지 못했던 한국인으로서, 세종의 음악을 복원하고 재현하고 편곡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고생하신 많은 전문가분들과 이 공연을 기획하고 추진하며 애써온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눈과 귀가 트이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만 이 공연은 "한국인만을" 타겟으로 한 공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국악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의 각종 전통문화 공연이나 행사를 보면
자료가 미비한 것인지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인지
퓨전이라는 미명하에 자꾸 서양 예술을 섞거나 서양 문화와 짬뽕시키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요.
어제 공연에서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궁중음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는 흥미로운 무대였겠지만
한국 문화를 잘 모르고 배경지식이 부족한 외국인이 보기에는
1. 한국은 독자적인 문화체계가 부족한가?
2. 한국 전통 문화는 유럽과 흡사하구나^^
라는 착각을 심어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어제 공연에 유럽인을 데리고 갔습니다.
관람 직전에 안동시에 다녀왔는데 안동시에선 무려 생뚱맞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시에 방문한 지 20주년 되는 날이라며 영국 여왕을 찬양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더군요.
그 몰골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릅니다.
대체 왜 한국인이 영국인을 기념하고 있느냐는 의문에 답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의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뭔가 다른 걸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악기연주에는 콘트라베이스와 기타와 드럼이 섞여 있었고
서양식 창법이 난무하는 노래를 한껏 듣고 나서
동행이 나중에 공연이 끝나고 이러더군요.

"조선은 스타일이 유럽과 비슷한 나라였구나. 인상적이었어."

이하 생략 하겠습니다......